JTBC 새 토일드라마 ‘정숙한 세일즈’(연출 조웅, 극본 최보림)는 ‘성(性)’이 금기시되던 그때 그 시절인 1992년 한 시골마을, 성인용품 방문 판매에 뛰어든 ‘방판’(방문판매) 4인방의 자립, 성장,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본격 풍기문란 방판극이다.
김소연은 이름처럼 정숙하게 살아온 주부 ‘한정숙’ 역을 맡는다. 보수적이었던 시대의 시골 마을에서 성인용품을 팔게 된 이유는 한정숙은 아내로서 정숙할지 몰라도 엄마로서 강하기 때문이다.
첫 연애 상대였던 권성수(최재림 분)와 결혼한 한정숙의 부부 생활은 남편의 바람대로 조신하고 수동적이었다. 그 시절 접했던 성에 대한 지식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고, 한정숙에게 잠자리란 불편하고 솔직해서는 안 되고 억눌러야 하는 것이었다. 그랬던 한정숙이 가정에 불성실한 남편 권성수와 새 가방도 못 가지는 아들 때문에 성인용품 방문 판매에 뛰어든다. 제 손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는 각성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자신도 자각하지 못했던 마케팅 능력에 눈을 뜨게 된다.
9일 공개된 스틸 컷에서는 한정숙 변화가 담긴다. 누군가와 또 다툼을 벌인 듯 얼굴에 상처가 난 싸움꾼 권성수 앞에서는 왠지 주눅이 들어 어두운 그림자가 가득한 한정숙과 달리, 노트 필기까지 해가며 적극적으로 일을 배우고, ‘예쁜 여성 란제리(속옷)’를 판매한 대가를 받아든 한정숙은 다른 눈빛이다. 결혼 이후 돌보지 못했던 금제 고추아가씨 ‘진’다운 미모가 다시 개화하는 듯하다.
이렇게 한정숙이 성인용품 방문판매를 매개로 여성들의 솔직한 성적 욕망과 보다 적극적이고 건강한 부부생활을 돕게 되면서 스스로의 인생도 성장시키는 과정은 이 작품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제작진은 “정숙은 ‘섹스’를 단어가 불편하고, 심지어는 그렇게 불편해하는 게 도덕적이라고 생각했던 성적 수동형의 인물이었다. 그런 그녀가 생활고에서 벗어나고자 뛰어든 성인용품 방문 판매로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간다. 정숙한 주부의 반란을 연기할 김소연이 화려했던 센 캐릭터를 내려놓은 연기 변신은 안방극장에 재미있고 흥미로운 반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했다.
‘정숙한 세일즈’는 10월 첫 방송된다.
홍세영 동아닷컴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