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아닌 독기로 한풀이” 이창섭, 성대결절 위기 이겨내고 솔로 컴백 (종합)[DA:현장]

입력 2024-10-02 17:21: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용기 아닌 독기로 한풀이” 이창섭, 성대결절 위기 이겨내고 솔로 컴백 (종합)[DA:현장]

비투비 이창섭이 성대결절의 위기를 딛고 솔로로 돌아왔다. 목 컨디션은 아직 100% 회복되지 않았지만 용기 아닌 독기로 재도약에 나서겠다고 남다른 포부도 드러냈다.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진행된 이창섭의 첫 번째 솔로 정규앨범 ‘1991’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 이날 행사에서 이창섭은 더블 타이틀곡 ‘33’과 ‘OLD TOWN’의 무대를 선보이고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 임했다.


이번 앨범은 큐브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지난해 11월 판타지오로 이적한 후 발매하는 첫 솔로 앨범이자 솔로 데뷔 6년 만에 선보이는 첫 번째 정규앨범이다. ‘1991’은 새로운 곳에서의 시작을 알리기 앞서 이창섭이 과거를 돌아보며 스스로를 조금 더 알아보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됐다. 이창섭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첫 시작점 1991년도의 시기적 의미를 직관적으로 앨범명에 담아냈다.

이창섭은 “오랜만에 솔로 활동을 하려니 굉장히 떨리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 솔로 가수의 자리가 얼마나 무거운지 체감하는 시간이다. 일단 기분이 좋고 첫 정규 앨범으로 많은 곡을 담을 수 있게 해준 판타지오 식구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 “쇼케이스를 굉장히 오랜만에 하는 것 같다. 무대 뒤에서 가슴이 벌렁벌렁했는데 무대를 잘 마쳐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 목(성대결절) 건강 이슈로 인해 노래를 부르는 일정은 다 전면 중단하고 취소했다. 치료와 회복을 거치면서 잘 회복해서 무사히 준비하게 됐다. 지금도 완치는 아니고 회복 중”이라며 “건강하게 회복하고 있고 나날이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근황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새 앨범에 대해 “그동안 음악해오면서 내가 사랑해온 장르와 취향을 반영해서 순도 100%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담았다. 회사에서 ‘하고 싶은 거 다 해’라고 했는데 진짜 감사하게 하고 싶은 것을 다 했다. 온전히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다양하게 담고자 장르도 다르게 진행했다. 소속사 판타지오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총 12곡이 수록된 가운데 ‘33’과 ‘OLD TOWN’이 더블 타이틀곡으로 선정됐다. 먼저 ‘33’은 꽉 찬 기타 사운드와 웅장한 합창단 사이 담백하며 호소력 짙은 이창섭의 목소리가 더해진 팝 락 장르의 곡이다. 이창섭이 작사했으며 ‘33살이 되어 뒤돌아보니 지나간 모든 것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 왔고 오늘의 이 순간도 내일이 되면 추억이 될 것이기에 매 순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녹여냈다.

‘OLD TOWN’은 레트로한 사운드의 일렉 피아노와 신스, 펑키하면서도 부드러운 기타와 베이스, 청아한 느낌의 어쿠스틱 피아노 사운드를 결합한 시티 팝이다. 리드미컬한 바운스의 드럼비트를 기반으로 통통 튀는 악기 연주와 레트로한 사운드 질감이 어우러져 과거의 추억을 회상하는 가사와 함께 애틋하면서도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창섭은 무려 6년 만에 솔로로 컴백하게 된 이유에 대해 “비투비 앨범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다 보니 솔로 앨범 활동을 자연스럽게 안 한 것”이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이어 “중간에 틈이 없었다. 비투비 활동을 하고 나면 뮤지컬을 했고 중간중간 ‘전과자’를 비롯해 다양한 콘텐츠를 진행했다. 비투비 활동을 하느라 솔로 활동은 ‘언젠가는 해야지’ 하면서 막연히 생각해왔다”면서 “4월에 솔로 미니 앨범을 내려고 했는데 목 건강 이슈로 인해 중단해서 죄송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런데 스스로도 노래에 대해 고팠나 보더라. 그래서 회사에 정규 앨범을 내겠다고 했더니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더라. 적극적으로 서포트 해줘서 한풀이 하듯이 정규 앨범을 만들었다. 용기보다는 독기로 만들었다”고 털어놨다.

작사한 타이틀곡 ‘33’과 수록곡 ‘그래, 늘 그랬듯 언제나’ 외에는 참여도가 낮은 것에 대해서도 “작곡은 잘 못한다. 어려운 영역이다. 컴퓨터로 게임이나 하지 다른 건 잘 못 다룬다. 작곡을 해보려고 했는데 나는 플레이어가 더 맞다고 느꼈다. 좋은 곡을 잘 부르고 싶은 플레이어이고 싶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러면서 “음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가사인데 다 내가 쓸 수가 없는 게 ‘33’이나 ‘그래, 늘 그랬듯 언제나’는 가사 쓸 때 다 합쳐서 2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노래를 듣고 전구가 켜진 듯 팍 떠올라서 바로 작사했다. 줄줄이 써져서 초안까지 20분도 안 나왔다. 정확하게 내가 전달하고 싶고 느낀 것을 말하고 싶고 전구가 켜지는 순간이 있더라”고 말했다.


이창섭은 올해 초 목 건강 악화로 찾아온 위기의 시간도 돌아봤다. 그는 “살면서 좌절감과 우울감을 정통으로 느끼는 시간이었다.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는 과정은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는데 되던 게 안 되어서 다시 되게 하는 과정은 참 힘들었다”면서 “치료받으면서 상태는 조금씩 호전되고 있으나 원래의 소리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에 굉장히 큰 좌절감을 느꼈다. 우울하다는 이야기도 입 밖으로 처음 꺼내봤다. 그 정도로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내가 이렇게까지 목이 안 좋아진 건 과거의 내 삶의 방식이 잘못됐기 때문이 아닐까 싶더라. 원래 술을 옴팡지게 잘 마셨는데 이후로는 술을 잘 안 마시게 됐다. 한두 달에 한 번 회식이나 중요한 일을 끝난 때가 아니면 입에도 대지 않는다. 그만큼 목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이어서이기도 하지만 창피하기도 했다. 얼마나 관리를 안 했으면 이런 사태가 왔을까, 프로답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면서 마음가짐을 다시 잡았다”고 말했다.

비투비 멤버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멤버들과는 하도 오래 되어서 축하한다는 말은 잘 안 한다. 되게 자연스럽게 당연히 축하하는 거고, 대화를 나누는 식이지 거대한(?) 축하는 안 한다. (서)은광이 형과 어제 나눈 대화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새로 나오는 게임 같이 하자는 것이었다. 음악 활동은 자연스럽고 당연히 진심으로 응원하는 관계”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마지막으로 이창섭은 “비투비 이창섭이지만 솔로 가수 이창섭으로도 가능성과 그릇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솔로 활동을 해보니까 솔로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체감했다. 여섯이서 분담했던 것을 한 명이 오롯이 짊어지는 게 되게 무겁지만 하나하나 이겨나가면서 강해지는 것도 느꼈다. 스스로 땅에 발을 딛고 있는 솔로 가수 이창섭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그렇게 시작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어 “수록된 열두 곡이 내 목소리로만 담겨있다는 게 나도 신기하다. 굉장히 의미있고 엄청나게 소중해질 것 같다. 대중과 팬들에게 ‘노래 잘하는 동네 형아 혹은 동네 오빠’가 되고 싶다. 솔로로서의 그릇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이창섭의 솔로 정규 1집 ‘1991’은 오는 10월 2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에서 만날 수 있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