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나라 “연기대상? 욕심 없다…가수 복귀도 NO, 지금이 좋다” (종합)[DA:인터뷰]

입력 2024-10-15 10: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라원문화

사진|라원문화


결혼하지 않는 사회인 대한민국은 다른 말로 하면 ‘이혼하는 사회’다. 온갖 이유로 한떄 부부로 연을 맺던 이들이 갈라선다. 그리고 이를 온전힌 조용한 작품이 있다. SBS 금토드라마 ‘굿파트너’(극본 최유나 연출 김가람)다.

‘굿파트너’는 이혼이 ‘천직’인 스타변호사 차은경(장나라 분)과 이혼은 ‘처음’인 신입변호사 한유리(남지현 분)의 차갑고 뜨거운 휴먼 법정 오피스다. 인생 계획에 없던 뜻하지 않은 이별을 마주한 사람들, 가정을 해체하는 순간에 벌어지는 빅딜과 딜레마를 ‘현실적’이고 ‘직접적’으로 담아냈다고 평가받는 작품이다. 냉혹한 인생 밸런스 게임에서 차선 중의 최선을 선택하려는 이혼변호사들의 고군분투를 유쾌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다. 그리고 베테랑 이혼전문변호사 차은경을 연기한 장나라에게 좋은 평도 뒤따른다. 세상 직설적이고 까칠하지만, 예상치 못한 인생 격변의 갈림길에서 자신과 정반대인 한유리와 부딪히고 연대하며 큰 변화를 맞은 차은경이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연기했다는 반응이 쏟아진다.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크게 사랑받았어요. 감사하고 행복해요. 촬영이 끝나면 항상 행복했는데, 이번에는 조금 더 행복하게 쉴 수 있을 것 같아요. 대본 자체가 워낙 좋았어요. 공감할 수 있는 사실적인 이야기도 많았고요. 등장하는 인물도 다 매력적이었어요. 보는 분들도 그걸 좋아해주시고 재미있게 보신 게 아닌가 싶어요. 사실 차은경을 처음 연기하려고 할 땐 막막했어요. 데뷔 후 처음으로 연기하는 차가운 도시 변호사 캐럭터라서 기쁘기는 했지만, 연기하려니 쉽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대본리딩 때 남지현 배우가 우직한 나무처럼 한유리를 연기하는 거예요. ‘저런 훌륭한 나무가 있으니 그걸 기준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남지현 배우가 연기하는 한유리와 반대로 잡았던 것 같아요. 한유리를 화나게 할 수 있는 말투와 태도를 가지려고 했어요. 남지현 배우가 아니었다면, 차은경이라는 인물도 없었을 거예요. 남지현 배우는 복덩이가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제가 남지현 배우한테 ‘복주머니’라고 했을 정도예요. (웃음)”

사진|라원문화

사진|라원문화


‘굿파트너’는 이혼전문변호사를 중심으로 각각의 사연을 다룬다. 그 사연의 현실에 입을 법한 이야기다. 특히 불륜 설정은 대한민국 드라마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소재이자 현실. 이혼전문변호사인 차은경 역시 불륜으로 가정이 파탄 난 당사자 중 하나다. 그리고 차은경을 연기한 장나라는 유난히 불륜 소재와 인연이 깊다.

“저도 신기해요. 생각해 보니 전작(‘나의 해피엔드’)뿐만 아니라 ‘VIP’, ‘황후의 품격’도 불륜 소재더라고요. 저도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웃음) 개인적으로 ‘사랑과 전쟁’을 좋아했지만, 이혼 스토리를 굉장히 좋아했던 건 아닌데 많이 출연하게 됐어요. 제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일단 이야기입니다.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고 그 이야기가 전작과 다름을 봐요. 그런데도 이상하게 계속 불륜이네요. (웃음)”

작품을 통해 다수 불륜을 경험한 장나라지만, ‘굿파트너’ 속 김지상(지승현 분) 불륜은 참을 수 없다. “김지상이라는 인물은 지금껏 본 적 없는 역대급 불륜 캐릭터 같아요. ‘VIP’ 감독님께 제가 따로 연락해 박성준(이상윤 분) 불륜은 용서할 수 있겠다고 할 정도였어요. (웃음) 김지상은 새로운 충격이었어요. 깜짝 놀라는 지점이 바로 목소리입니다. 달콤한 목소리에 더 화가 나요. ‘왜, CCTV라도 달아놨냐’고 했던 대사는 진짜 화가 나더라고요. 그 대사 자체가 너무 모멸감을 주더라고요. 잘한 게 하나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저런 식으로 말하나 싶었어요. 자기에게 불리한 상황이 되니 뒤집어씌우는 것 같아 화가 나더라고요. 최사라(한재이 분) 마찬가지예요. 자기가 잘못해 놓고 억울해해요. 시쳇말로 ‘킹 받더라’고요. 지승현 배우와 한재이 배우는 너무 순수하고 착한 데 작품 속 캐릭터는 진짜…. (말을 잇지 못함)”

사진|라원문화

사진|라원문화


연이어 불륜 소재의 작품을 출연하면서도 ‘단짝’인 남편을 얻은 장나라는 행복한 신혼을 만끽하고 있다. “작품과 결혼 생활을 연관해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일부러라도 연관 짓지 않았을 거예요. 극 중 ‘최선을 다해서 선택하고, 그 선택이 잘못되면 또 다른 선택을 하면 된다’는 대사가 있어요. 선택하고 그걸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잘못됐다고 생각했을 때 과감하게 다른 선택을 하는 게 중요하죠. 불행하다고 생각이 들면 과감하게 다른 선택을 하면 되지만, 지금 남편과의 삶은 즐겁고 재미있고 행복합니다. 너무 좋습니다. (웃음)”



그런 의미로 장나라는 남편을 망설임 없이 ‘굿파트너’라고 이야기한다. “‘굿파트너’ 숨은 일등 공신은 남편입니다. (웃음) 전작을 마치고 지쳐 쉬려고 할 때 ‘어딜 쉬냐, 무조건 (이 작품을) 해야 한다’고 했어요. 강력하게 이야기하더라고요. 아빠(배우 주호성)도 제겐 굿파트너인데 이젠 남편이죠. 그래도 이 작품을 하면서 처음으로 아빠한테 인정받았어요. ‘나보다 잘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시더라고요. 너무 감격해서 그 메시지를 캡처해 놓았어요. (웃음) 인생의 큰 목표(숙제)가 끝난 느낌이에요.”

‘굿파트너’는 ‘2024 파리올림픽’ 중계 여파로 3주간 결방한 이례적인 작품임에도 최고시청률 17.7%(7회)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덕분에 일찌감치 장나라 연기대상 수상이 점쳐지는 분위기다. 만약 트로피를 받게 되면 지상파 3사 가요대상 대상 수상자가 연기대상 대상 트로피를 수상한 첫 사례가 된다.

사진|라원문화

사진|라원문화


“(연기대상 대상 트로피에 대해 크게) 욕심 없어요. 사실 가요대상을 받은 것도 제가 잘했다기보다 운이 따랐다고 생각해요. 온 우주가 도왔죠. (웃음) 마치 한 편의 영화 같은 과정이었어요. 엄청난 행운이었죠. 행운이 퍼다 준 상이라 생각해도 받을 때도 얼떨떨했어요. 그래서 상에 대한 욕심이 생기면 그 마음을 내려놓으려고 해요. 상에 대한 미련으로 제 삶이 팍팍해지는 게 싫어요. 상을 목표로 삶으면 작품을 선택하는 것도 어려워지고요. 어릴 때부터 한결같이 욕심낸 것이 새로운 연기였어요. 생김새나 목소리 때문에 들어오는 대본이나 역할에 제약이 많았어요. 그래서 늘 ‘이 작품이 잘 되면 다른 걸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더 컸어요. 그리고 그게 소망이고요.”

가수로 데뷔했지만, 음악 활동은 전혀 하지 않는다. 이유는 무엇일까. “(배우로 지내는) 지금이 좋아요. 이벤트성으로 할 수 있지만, 노래를 할 생각은 없어요. 제가 뒤늦게 성향을 안 것 같아요. 솔로 가수로서 혼자 떨어져 나와 무언가를 보여줘야 할 때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하지만 배우로서 작품을 할 땐 달라요. 좋은 작품을 만든다는 목표로 하나의 팀 안에서 구성원으로 움직여요. 굉장한 안정감이죠. 제가 가진 걸 가장 많이 꺼내어 표출할 수 있을 때가 연기할 때 같아요.”

장나라에게 늘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동안’이라는 두 글자다. 장나라는 칭찬에 감사하면서도 그 말의 굴레에 갇히는 걸 거부한다. “‘동안’이라는 말이 어릴 때 제게 좋은 말을 붙여주고자 해서 써주는 말 같아요. 지금은 적당히 나이 잘 먹었다고 생각해요. 이제 제 나이를 연기하기에 좋은 얼굴이 된 것 같아요. 동안이라는 말을 해주시면 당연히 감사하지만, 그 말에 흔들리지 않아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늘 새로운 것, 다른 연기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커요. 새로운 작품에서 이전과 조금이라도 다름을, 도전을 보여주고 싶어요.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스릴러나 오컬트 같은 장르를 좋아해요. 그런 장르의 작품에서 연기해보고 싶어요.”

사진|라원문화

사진|라원문화


결혼 생활도 안정적이고 작품도 성공한 장나라다. 많은 사람이 결혼을 포기하는 요즘, 장나라가 말하는 결혼은 무엇일까.

“정말 마음 맞고 새로운 시도를 함께 할 수 있다는 마음이 생기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결혼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만, 굳이 그런 사람을 찾아서 해야 하는 거라면 비추천해요. 수십 년을 따로 산 사람이 같이 사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피를 나눈 직계 가족도 안 보고 사는 사람도 있어요. 다수 사람이 하니까 무조건 하라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홍세영 동아닷컴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