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나예 라미레스 남자배구대표팀 감독. 스포츠동아DB
이사나예 라미레스 남자배구국가대표팀 감독(40·브라질)의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 사령탑 겸직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8일 인천 하얏트호텔에서 이사회를 열어 라미레스 감독의 대표팀-KB손해보험 사령탑 겸직 가능 여부를 논의했다. 이사회에 참석한 남녀부 14개 구단 단장은 ‘대표팀 감독으로 계약된 기간에는 클럽 감독으로 선임하지 않는다’는 종전 연맹 이사회의 합의정신을 존중하기로 했다.
애초 이번 이사회에서 라미레스 감독의 대표팀-KB손해보험 사령탑 겸직 가능 여부는 정식 안건이 아니었다. 그러나 전날(17일) KB손해보험이 라미레스 감독을 차기 사령탑으로 내정했다는 이야기가 배구계에 퍼졌고, 대한배구협회가 라미레스 감독의 겸직을 허용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KOVO와 V리그 구단들은 라미레스 감독의 겸직이 전임제 감독의 취지를 퇴색시킬까 우려했다. 특정팀에 소속돼 있지 않아 모든 선수를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다는 게 전임제 감독의 장점이기 때문이다. 과거 일부 대표팀 감독이 V리그 구단 감독 겸임을 시도한 게 문제가 될 정도로 민감한 사안이었다. KOVO가 협회에 지원하는 연간 5억 원의 국가대표 지원금에는 대표팀 감독 전임제 비용이 포함돼 있다는 현실적 조건도 무시할 수 없었다.
이사회에서 V리그 구단들이 공통 보조를 취하고, 협회에서도 라미레스 감독과 전임 감독 계약을 맺은 게 맞다고 인정한 만큼 그의 KB손해보험 감독 겸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에 참석한 한 구단 단장은 “KB손해보험 측이 아직 라미레스 감독과 도장을 찍은 건 아닌 것 같다. 원래 투표까지 가지 않겠냐는 예상도 있었지만, 기존 합의를 뒤집을 만한 명분이 없다 보니 KB손해보험 측이 별다른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KOVO 관계자 역시 “라미레스 감독의 대표팀-KB손해보험 사령탑 겸직이 이사회의 공식 안건이 아니었고, 기존 합의 내용이 유효하다 보니 특별한 이야기가 오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