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하이브미디어코프
설경구, 장동건과 김희애 등 아쉬운 흥행 부진을 겪던 주연 배우들도 ‘보통의 가족’을 통해 오랜만에 기분 좋은 인기 레이스를 시작했다.
○호평 일색 속 ‘박스오피스 1위’
19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보통의 가족’은 개봉 나흘째인 19일까지 내리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21만6311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박스오피스 역주행 중인 애니메이션 ‘와일드 로봇’을 비롯, 장기 흥행 모드에 들어선 ‘베테랑2’, 김고은·노상현 주연의 ‘대도시의 사랑법’, 신작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등 경쟁작을 모두 제쳤다.
오락 액션물 또는 강렬하고 자극적인 내용의 장르물이 최근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점령했던바, 인물의 심리를 깊게 파고드는 부조리극 성격을 띠는 ‘보통의 가족’ 선전이 더욱 돋보이는 배경은 여기에 있다. ‘보통의 가족’은 자녀가 저지른 범죄로 인해 신념에 금이 가기 시작하는 형제 부부의 도덕적 딜레마를 다룬 작품이다.
박스오피스 순위뿐만 아니라 평단과 관객 호평도 이어지는 중이다. 국내 개봉에 앞서 ‘보통의 가족’은 토론토 팜스프링스 우디네 극동 등 19개 해외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며 글로벌 영화계 이목을 끌었고, 개봉 이후에는 CGV 실관람객 평점 골든 에그 지수 93%를 유지하고 있다.
○허진호 감독과 배우들에게도 남다른 의미
쏟아지는 호평과 함께 기분 좋은 흥행 레이스에 돌입하며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등 전작의 부진으로 인해 자존심을 구겼던 주연 배우들도 오랜만에 웃게 됐다.
설경구는 앞서 ‘소년들’, ‘더 문’, ‘유령’ 등 주연한 작품이 잇따라 흥행에 실패했으며, 김희애 역시 올 초 선보였던 ‘데드맨’이 손익분기점(180만명)의 7분의1에 불과한 23만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장동건 역시 2001년 ‘친구’와 2004년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 이렇다 할 대표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었다.
주연 배우들 뿐만 아니라 연출을 맡은 허진호 감독에게도 이번 영화의 흥행과 호평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보통의 가족’은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행복’, ‘호우시절’ 등 멜로 장르에서 탁월한 연출력을 보여주며 ‘멜로 거장’이란 수식어를 얻은 그가 처음 선보이는 서스펜스 스릴러 장르물이다.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블로그를 통해 이번 작품을 “이제껏 접한 적 없는 허진호 감독의 새로운 면모를 강렬하게 드러내는 인상적 영화”라며 “첫 장면부터 마지막까지 단 한 차례도 멈추지 않고 줄달음질하는 긴장감으로 시종 팽팽하다” 극찬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