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바른손이앤에이
30일 개봉되는 영화에서 두 사람은 각각 아마존 전사 3인방으로 구성된 가상의 남미 국가 볼레도르 양궁 국가대표 팀을 이끌게 된 전 양궁 국가대표 출신 직장인 진봉, 이들 통역을 돕는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 빵식 역을 맡았다. 2019년 1600만 관객을 넘게 모은 영화 ‘극한직업’에 이어 다시 코미디물에서 재회한 두 사람은 웃음 시너지를 발휘해 ‘흥행 엑스텐’을 꽂아 넣겠단 각오를 드러냈다.
남미 혼혈인을 연기한 진선규는 어설픈 한국어 사용뿐만 아니라 어두운 피부 분장부터 곱슬머리 등 외형적인 변신에 신경 썼다. 특히 이런 시도들이 “외국인을 희화화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균형 잡아 연기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돌이켰다.
“저 또한 어떤 선을 넘게 되면 희화화하는 것처럼 보일 거라고 했어요. 그래서 분장 의상팀도 의상과 액세서리 하나까지 남미인들이 실제 착용하시는 스타일로 준비해 줬어요. 대사를 할 때도 이른바 ‘싸장님 나빠여~’ 식의 말투를 사용하지 않으려 했고요. 참고로 한국에서 활동 중인 외국인 유튜버 영상을 많이 봤죠. 특히 (전 농구선수 출신 유튜버)전태풍 님 영상을 많이 봤죠.”
통역사 캐릭터이니만큼 포르투갈어와 실제 남미 원주민이 사용하는 토착 언어 과라니어까지 능수능란하게 사용해야 했다며 “연습만이 살길이었다”고도 했다.
“그래도 포르투갈어는 영어, 스페인어와 비슷한 부분이 있지만 과라니어는 정말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말이었어요. 들어봤던 그 어떤 언어와도 비슷하지 않고 그냥 자음들을 막 떼어다 붙인 느낌이었어요. 우리나라에 과라니어를 쓸 수 있는 사람이 딱 1명 있어요. 한국인과 결혼해 대구에 거주 중인 분인데 현장에 늘 와서 도와주셨어요.”
극 중 빵식은 사람들의 관심을 즐기는 유튜버이자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는 ‘핵인싸’(적극적인 사람)이기도 하다. “극 I형(내향형)으로서 극 E형인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했다.
“이런 캐릭터를 연기할 때는 내 안에 가지고 있는 것들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내가 가지지 못했지만 되고 싶은 것을 향한 마음을 극대화해서 연기해요. 사실 이런 연기를 하다 보면 실제 행동이 좀 더 활달해 지는 것도 있잖아요. 연기를 할 때는 즐거운 데, 그렇게 다 쏟아내고 나서 집에 가면 저녁에 너무 힘들더라고요. 하하.”
이번 영화에 앞서 11일 공개된 넷플릭스 사극 ‘전, 란’에선 “실제 모습과 가장 많이 닮은 캐릭터”인 진중하고 차분한 양반 김자령 역을 맡아 전혀 다른 얼굴을 선보였다. 그는 비슷한 시기 전혀 다른 매력의 두 작품을 선보일 수 있게 돼 “너무나 행복하다”고 했다.
“사실 두 작품이 촬영도 비슷한 시기에 했어요. ‘아마존 활명수’ 때문에 펌을 했는데, ‘전, 란’에선 그 펌을 가리고 상투 분장을 해야 해서 분장팀이 정말 고생했지요. 펌 머리가 탄력이 좋아서 가발이 자꾸 떴거든요. ‘아마존 활명수’와 ‘전, 란’ 두 작품을 함께 촬영하며 지난해 정말 행복한 여름을 보낸 것 같아요.”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