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CJ ENM
1909년 10월 26일 거사를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안중근 의사와 독립운동가들 여정을 영화로 옮긴 우 감독은 “그들의 여정을 숭고하게 담겠다”는 일념 하나로 300억 원 제작비를 들인 거대 프로젝트의 메가폰을 잡았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존경하는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 역으로 현빈을 내세웠다. “현빈의 눈빛에서 처연한 안중근의 모습을 봤다”는 우 감독 말에 현빈은 “나에겐 출연 자체가 영광인 작품”이라 힘줘 말했다.
○“아내 손예진과 아들, 가장 큰 힘 되죠”
위인 안중근 의사를 체화할 자신이 없었던 현빈은 ‘하얼빈’의 출연 제안을 “세 번이나 고사하며” 고심 또 고심한 끝에 어렵게 출연을 결정했다 솔직히 말했다. 자신을 향한 우민호 감독의 “한결같은 믿음” 덕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돌이켰다.
“제가 거절을 하고 다시 제안을 해주실 때마다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조금씩 고쳐서 보내 주셨어요. 세세한 부분까지 계속 고민하고 계신다는 게 보였죠. 그 시나리오를 계속 읽다 보니 안중근 의사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고, ‘내가 이런 위대한 분을 연기할 기회를 또 얻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영화 ‘하얼빈’ 스틸, 사진제공|CJ ENM
“조금이라도 그분의 생각에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서 그분에 대한 모든 자료를 찾아 읽고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안중근 장군님을 떠올렸어요. 그런데 아직도 그분이 어떤 분인지 정확히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어요. 하얼빈 거사를 치르셨을 장군님 나이가 서른이었어요. 어떻게 그 어린 나이에 본인의 목숨을 걸고 그런 큰 일을 해내실 수 있었을지, 그건 감히 제가 상상할 수 있는 범주가 아닌 것 같아요.”
또한 2014년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을 연기하며 “촬영 내내 장군님이 꿈에 딱 한 번이라도 나타나 주시길 바랐다”는 선배 최민식의 말에 깊이 공감했다는 그는 “하지만 결국 촬영을 마칠 때까지 꿈에 나타나 주시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꿈에 나와주셨으면 좋겠다”며 옅게 웃었다.
현빈·손예진, 사진제공|VAST엔터테인먼트
“한참 ‘하얼빈’을 준비 중일 때 아이가 태어났는데, 나중에 아이가 커서 ‘네가 막 태어났을 때 아빠가 이런 작품에서 이런 위대한 인물을 연기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후손에게 더 나은 나라를 물려고 싶어 했던 (안중근)장군님 마음처럼, 저 또한 아이에게 더 좋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특히 요즘 많이 하고 있어요. 어른들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