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2’ 황동혁 감독 “탑, 오디션 보고 캐스팅…거절할 줄” [DA:인터뷰②]

황동혁 감독이 시즌2에서 가장 큰 반응을 일으킨 타노스(최승현 분) 캐릭터에 관해 입을 열었다.

황동혁 감독은 지난 2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이하 오징어 게임2)’ 인터뷰를 진행해 동아닷컴과 만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징어 게임2’에서 가장 이슈가 됐던 캐릭터는 그룹 빅뱅의 전 멤버인 최승현이 분했던 타노스. 황동혁 감독은 타노스 캐릭터를 탄생시킨 이유에 관해 “MZ로 대표되는 타노스, 민수, 세미로 이뤄진 그룹을 만든 이유는 지금 젊은 세대에서 보여주는 문제를 다뤄보고 싶었다. 가상화폐에서 투자해서 손해 보는 친구들이 많아지고 마약이 많아지고, 그 문제점을 다뤄보고 싶었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타노스 캐릭터에 최승현을 캐스팅한 이유를 묻자 황동혁 감독은 “캐스팅은 오디션을 통해 그 친구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뽑았다. 이 친구가 너무 자기랑 비슷한 놀랄 정도로 비슷한 역이다. 대마초로 망한 래퍼. 사실은 안 한다고 할 줄 알았다. 오디션을 보겠냐고 했을 때 당연히 거절할 줄 알았다. 그래서 용기를 냈다고 한 거였다. 오디션을 봤고, 다른 사람보다 더 가능성을 발견했다. 나는 빅뱅 팬도 아니고 복귀를 도우려고 굳이 이 역에 끼워 넣을 이유는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시즌3에서 이 친구가 가져온 마약으로 많은 사람들이 무너진다. 최승헌이라는 친구가 하는 게 좀 더 임팩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일을 겪고 추락한 사람이 하면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했다. 좋은 의도로 한 거였다. 의미가 더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타노스 캐릭터를 최승현을 염두에 두고 쓴 것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황동혁 감독은 “타노스 캐릭터는 마약이야기를 꼭 해보고 싶었고, 힙합씬에서 그런 일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쇼미더머니’를 보면 희한한 스웩을 가진 친구들이 많이 나와서 그런 친구들을 합쳐서 만들어보고 싶었다. 최승현이라는 사람들 놓고 쓴 캐릭터는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논란이 됐던 타노스의 연기톤에 관해 “‘쇼미더머니’를 보고 헛웃음이 나올 때도 있었는데, 그런 캐릭터를 보고 만들었다. 또 시즌2가 많이 무거운데 조금 과장스럽고 만화적인, 그래서 이름도 타노스로 지었다. 그런 캐릭터를 만들었다. (최)승현 씨가 제 디렉션을 받고 했다. 제 기준에서 이상했으면 다시 시켰을 거다. 제가 쓰고 연출을 해서 오케이해서 연출했기 때문에 제 의도로 보시는 게 맞다”라고 강조했다.

황동혁 감독은 “사실은 아직 캐릭터들의 서사가 다 안 끝나서, 캐릭터들의 반응이 덜 오는 것 같다. 지금 그냥 해외 반응을 보면 현주(박성훈 분)와 타노스가 제일 반응이 좋은 것 같다. 현주는 사랑받을 거라고 생각했다. 개판 안에서 가장 가치를 지키려고 하고, 가장 싸움도 잘 한다. 그런 호감도 있는 역할을 만들고 싶었다. 타노스는 사실 반신반의로 만든 캐릭터였다. 한국에서는 싫어하는 사람이 많은 캐릭터일 거라고 생각했다. 시즌1의 미녀와 덕수 같은 캐릭터처럼. 한국 관객이나 시청자들은 진지하고 리얼한 베이스로 연기하는 캐릭터를 더 좋아하신다. 그래서 오바하면 불편해하시는 경향이 더 크다. 타노스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근데 해외에서는 그런 캐릭터를 좋아해 주신다. 이 캐릭터는 우스꽝스러운 특성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라, 불호평이 많은 걸 보고 역시라고 생각했다. 문화적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지난 2024년 12월 26일 공개된 ‘오징어 게임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 분)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 분)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를 그린다.

최윤나 동아닷컴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