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석. 사진제공|킹콩 by 스타쉽
그에게 쏟아진 관심과 인기는 국내에 국한된 게 아니라 “그동안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외국어가 SNS에 도배되고 있다” 말할 정도로 전 세계에서 몰려들었다.
실제로 드라마 출연 ‘전과 후’ SNS 팔로워 수는 240만 명에서 420만 명으로 급증했고, 12월 TV·OTT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조사에서도 ‘오징어 게임 시즌’ 이정재를 꺾고 화제성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유연석은 드라마에서 대통령실 대변인 백사언 역을 맡고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거 같지 않은 냉철한 캐릭터를 선보였다. 중반부터는 정략 결혼한 아내 희주(채수빈)를 어렸을 때부터 지고지순하게 사랑한 여자란 모습이 공개되면서 시청자들도 빠져들었다.
“고생해서 찍은 만큼 결과도 좋아 기분 좋더라고요. 한국에서 화제성이 높았고, 해외에서도 반응이 뜨겁게 와 넷플릭스 글로벌 차트에서도 계속 상위권에 있으니 고맙고 뿌듯하더라고요. 백사언의 순애보가 통한 것 같아요. 우리 드라마가 예전 인기 있었던 케이(K) 드라마의 순애보를 다뤘잖아요. 어떻게 보면 근래 주저했던 순애보적 사랑을 표현한 캐릭터가 오랜만이니까. ‘그래, 우리가 원했던 K드라마의 순애보는 이거야’라 반겨주신 것 같아요.”
사실 유연석은 이번 드라마를 선택하기에 주저했다. 1년 전 출연 제의가 왔을 당시 살인범으로 출연한 스릴러 드라마 ‘운수 오진 날’을 촬영하고 있어서 “장르가 겹치는 게 부담스러웠다” 했다. 이번 드라마가 방송 초반 협박범에게 협박 전화를 받는다 등 설정으로 스릴러 장르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사실 당시엔 정통 로맨스를 하고 싶었거든요. 4부 대본까지 보고 ‘또 스릴러인가’ 했는데, 작가가 한 남자의 뜨거운 순애보를 보여주게 될 거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차가운 인물로 시작해 변화하는 인물을 보여주기 좋을 것 같다는 주위 조언에 결정하게 됐죠.”
유연석은 덕분에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얻었다. ‘응답하라 1994’의 칠봉이, ‘미스터 션샤인’ 구동매, ‘낭만닥터 김사부’ 강동주, ‘슬기로운 의사생활’ 안정원까지 작품 속 캐릭터와 일치감을 이루는 것도 배우에겐 큰 행운이다.
“어쩌면 백사언은 그동안 제가 연기한 캐릭터들의 종합 선물 세트 같아요. 그 속에 구동매도 있고, 강동주의 장점들만 다 모아놓은 것 같아요. 실제 성격이요? 제 입으로 말하기 민망하지만, 다정다감하고 부드러운 안정원과 비슷해요.”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