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탄다고? 오히려 좋아” 최우식, 또 로코 도전한 이유 [DA:인터뷰①]

“취향 탄다고? 오히려 좋아” 최우식, 또 로코 도전한 이유 [DA:인터뷰①]

배우 최우식이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최우식은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 인터뷰에서 “이 작품은 아무래도 취향을 탈 것 같았다.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하고, 싫어하는 사람은 싫어할 것 같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좋았다. 좋아하는 분들을 너무 좋아할 것 같았으니까. 메시지도 좋았다. 처음부터 그렇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건 위주가 아니라 영화 ‘거인’과 ‘기생충’처럼 캐릭터가 가지고 가는 극을 할 때 너무 재밌다. 캐릭터의 감정선을 타는 작품이 요즘 더 유니크한 것 같다. ‘멜로무비’에서도 고겸이 발전해나가는 모습이 좋았고 재밌었다”고 강조했다.

‘멜로무비’는 사랑도 하고 싶고 꿈도 이루고 싶은 애매한 청춘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영감이 되어주며 각자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영화 같은 시간을 그린 로맨스. 드라마 ‘호텔 델루나’, ‘스타트업’ 등의 오충환 감독과 ‘그 해 우리는’ 이나은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최우식은 ‘멜로무비’에서 이 세상 모든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영화계에 뛰어들었다가 단역 배우에서 평론가가 되는 고겸을 연기했다. 고겸은 멜로 영화의 법칙처럼 이름마저 운명적인 김무비와 첫 만남부터 사랑에 빠지는 인물. 최우식 특유의 친근하면서도 유쾌한 매력과 이나은 작가의 담백하면서도 감성적인 글이 만나 새로운 ‘로코 인생캐’를 만들어냈다.

‘멜로무비’는 최우식이 ‘그해 우리는’(2022)에 이어 이나은 작가와 빠르게 재회한 작품이기도 하다. ‘그해 우리는’ 최웅이 그랬듯 이번에도 역시나 최우식의 특장점을 200% 극대화한 캐릭터에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최우식은 “‘기생충’ 봉준호 감독님을 제외하고 이나은 작가님과 거의 독보적으로 소통이 제일 많았다. 두 작품을 함께하다 보니까 이야기를 정말 많이 나눴다. 배우로서도 인간으로서도 최우식이 뭘 힘들어하고 편해 하는지 다 아시는 것 같다. 대본을 볼 때 작가님이 내가 누군지 아는 느낌이었다”면서 “하와이안 피자 설정도 내가 이야기했던 것을 작가님이 쓴 것이다. 고겸이 농담하는 방식도 비슷하다. 형과의 우애도 내가 실제로 친형과 친한데 작가님이 그것도 캐치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나은 작가님의 글은 어떻게 보면 잔잔하고 루즈하고 때로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이 나누는 대사에 울림이 있고 큰 위로도 준다. 사건사고도 요란스럽고 폭죽 터지고 꽃가루 날리는 로맨틱 코미디도 많지만 작가님처럼 그 선을 지키는 글은 보기 힘든 것 같다”며 “가끔은 야들야들한 대사를 하다가도 진지하고 담백한 대사도 많고, 로코 같은데 로코 같지 않은 느낌이다. 일반적으로 로코에서 다루지 않는 감정선도 많아서 더 유니크한 것 같다. 나뿐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이나은 작가님의 대본을 보면 같이 작품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것”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나은 작가가 세 번째 작품을 제안한다면 출연할 거냐”는 질문에 “나를 불러주신다면 당연히 같이 할 것”이라고 답했다. 최우식은 “작가님의 다음 작품을 너무 기대하고 있다”면서 로코가 아닌 다른 작품이더라도 “잘 쓰실 것 같다”고 신뢰를 표했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사진제공｜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