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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하정우 “나 혼자만 즐긴 연출 데뷔작 ‘롤러코스터’, 고집 버렸다”[인터뷰]

입력 2025-04-0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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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쇼박

사진제공|쇼박

‘믿고 보는 배우’ 하정우가 주연은 물론 연출까지 한 화제작 ‘로비’를 들고 ‘감독’으로 돌아왔다. ‘롤러코스터’, ‘허삼관’에 이은 감독 하정우의 3번째 연출작 ‘로비’는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이 4조 원대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 블랙코미디다.

상당수 마니아를 양산했던 ‘롤러코스터’에서 선보였던 특유의 ‘하정우식 유머’를 접대와 로비가 판치는 골프장에서 10명의 개성 강한 캐릭터로 풀어낸 그는 “2021년 골프를 시작한 후 골프장에서 정말 다양한 인간군상을 봤다. 인품이 좋은 사람의 정반대 면모, 소녀로 변하는 거친 사람까지 그게 바로 코미디가 아닌가 싶었다”고 말하며 눈을 반짝였다.

O“연출작 10년 걸린 이유는…”

‘롤러코스터’로 연출 데뷔를 한 후 2년 만에 ‘허삼관’을 선보였던 그는 세 번째 작품인 ‘로비’를 선보이기까지 무려 10년의 세월이 걸렸다. 늘 새로운 연출작을 품고 있었다는 그는 “내가 진짜 원하고 잘할 수 있는 작품을 기다렸던 것”이라 입을 열었다.

“사실 ‘서울 타임스’라는 작품을 준비 중이었어요. 시나리오 3고까지 집필했는데, 시나리오를 보고 문득 ‘이게 내가 잘할 수 있는 작품이 맞나. 내가 원하 게 맞나’ 싶더라고요. 이 작품에 100% 확신이 없었어요. 확실한 마음을 가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이번 작품 완성도를 위해 고집까지 버렸다. 편집까지 자신만의 템포를 고집했던 전작과 달리 “편집 감독님에게 편집 권한을 전적으로 넘겼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저는 유머에서 템포와 타이밍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런데 ‘롤러코스터’ 때는 제 템포만을 고집하다 보니 결과물을 보면 너무 나 혼자 즐기는 영화가 된 것 같았죠. 그래서 이번에는 그 템포 조절을 더욱 객관적으로 해주실 수 있는 편집 감독님께 맡겼어요.”



O“충무로 감독님들은 나의 선생님”

시사회 이후 연기력에 대한 아쉬운 평가가 나오고 있는 신예 강해림의 연기력에 대해 해명 아닌 해명을 하기도 했다. 강해림은 극 중 슬럼프에 빠진 프로 골퍼 역으로, 극 중 사실상 여주인공 역을 맡았다.

“저는 이 캐릭터가 배우가 아닌 진짜 프로 골퍼나 일반인처럼 보이길 바랐어요. 그래서 강해림 배우에게도 대사는 책 읽는 것처럼 해도 되지만 골프 자세는 정말 좋아야 한다 말했죠. 이 캐릭터가 오히려 능란하게 말을 잘하는 게 안 어울렸을 거예요.”

감독 이전에 ‘충무로 대표 배우’이기도 한 그는 함께 호흡했던 많은 명감독이 자신의 ‘연출 스승’이라 했다. 명감독들의 장점을 소화해 ‘하정우의 연출력’으로 소화했다며 자신했다.

“‘용서받지 못한 자’부터 ‘수리남’까지 가장 많은 작품을 한 윤종빈 감독님에게 큰 영향을 받았죠. 시나리오 접근법과 디렉션 방식까지도요. 최동훈(암살) 감독님 특유의 배우를 향한 강한 애정, 류승완(베를린) 감독님의 액션 연출, 박찬욱(아가씨), 나홍진(추격자) 감독님의 프리 프러덕션 활용법 등도 현장에서 보고 배웠죠.”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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