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로즈 유어 아이즈 ‘내 안의 모든 시와 소설은’ MV
사람들은 시를 쓴다.
누구는 노트 가득 그어진 줄 위에, 휴대폰 메모장에, 누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가슴 안쪽 깊이.
시들은 대부분 누군가를 향해 있다. 말하지 못한 이야기들, 끝내 쓰지 못한 문장들, 그 사람에게 닿지 못한, 결국은 “사랑해”의 끝없는 변주들.
클로즈 유어 아이즈의 〈내 안의 모든 시와 소설은〉은 그런 말들로 시작된다.
이별도 아니고 고백도 아닌, 그 사이 어딘가에 자리한 이야기들.
책상 앞에 앉아 펜을 들고, 문장을 꾹꾹 눌러 쓰다 멍해져버린 마음처럼 조용하고, 진심이다.
“내 안의 모든 시와 소설은 너로 수놓아진 얘기들”.
이 문장에서 마음이 멈춘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한 사람을 오래도록 품고, 또 반복해서 어딘가에 쓰고 있는 것일까.
같은 멜로디, 같은 구절을 되뇌이며 몇 번이고 ‘너’라는 이름을 불러보는 밤.
“Does it matter?”
“허공에 뱉으면 다 전해질까?”
사랑은 때때로 문장이 되어 나오지 않는다. 쓰면 쓸수록 엉켜버리기도 한다.
말은 길어질수록 가벼워지고, 짧을수록 오해받는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다 쓰지 못한 채 노트를 접는다. 그리고 누군가를, 못 다 쓴 이 글을 마저 써 줄 누군가를 기다린다.
이 곡을 부른 건 다국적 보이그룹 클로즈 유어 아이즈 .
“PROJECT 7”이라는 서사의 첫 문장을 함께 썼던 이들이, 이제는 자기 손으로 새 문장을 시작했다.
이 노래는 ‘시작하는 사랑’의 노래이면서, 동시에 ‘아직 쓰지 못한 이야기’를 위한 응원가다. 말로는 다 못 전해도, 마음으로는 충분히 닿을 수 있다는 걸 이 노래는 알고 있다.
오늘의 한줄
말이 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그 마음 하나로도, 당신의 시와 소설은 이미 누군가의 마음에 충분히 닿고 있을 테니까요.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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