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100만↑ ‘언더월드’ 송하빈이 ‘고팔남’이 된 이유 [DA:인터뷰②]

입력 2025-04-16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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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100만↑ ‘언더월드’ 송하빈이 ‘고팔남’이 된 이유 [DA:인터뷰②]

개그맨 송하빈(31)이 유튜브 ‘언더월드’ 구독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송하빈은 최근 서울 서대문구 동아닷컴 사옥에서 진행된 내방 인터뷰에서 지난해 유튜브 채널 운영 10개월 만에 구독자 100만명을 넘어선 것에 대해 “처음 채널을 만들 때만 해도 예상 못 했다. 3개월 만에 구독자 10만을 찍었는데 바로 30만명을 넘기더라”고 놀라워했다. 그는 “‘우리는 준비가 안 된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좋아해주시지’ 싶어 두렵기도 했다. 구독자 상승을 멈추는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더 보여줄 게 없는 것 같아서, 뭘 보여줘야 하나 걱정되더라”고 말했다.

본업은 개그맨, 부업은 유튜버 그리고 현생은 ‘스타’ 고양이 춘봉이와 첨지의 아빠 송하빈. 아내 박지연 씨와 결혼 전 함께 시작한 유튜브 채널 ‘언더월드’를 통해 단숨에 주목받았다. 귀엽고 무던한 고양이들과 환자복 입은 거구의 남성 조합은 충격적이면서도 신선했고, 주전자 끓는 소리를 연상케 하는 박 씨의 웃음과 편집 센스가 더해지면서 누리꾼들의 알고리즘에 스며들다 못해 파고들었다.

송하빈은 “올해 1월 1일이 유튜브를 시작한 지 딱 1년이 되는 시점이었다. 더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기고 확신도 들더라. 1년 동안 끌고 온 거면 더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으로 많은 계획을 짜놓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춘봉이와 첨지는 아내 박 씨를 만나면서 함께 운명처럼 굴러들어 온 ‘복’이다. 박 씨가 키우던 반려묘들이기 때문. ‘언더월드’는 한때 유행했던 커플 유튜브 콘셉트로 기획됐으나 우연히 ‘고팔남(고양이 팔아 돈 버는 남자)’의 길을 걷게 됐다.

송하빈은 “아내가 나보다 끼가 더 많고 잘한다. 당초 함께 ‘타짱’ 같은 콘텐츠를 하려고 했다. 뭐라도 올려야겠다 싶어서 발로 장난감을 흔들며 고양이들과 놀아주는 영상을 올렸는데 대박 났더라. 구독자도 없는데 뭐지 싶었다. 영상을 하나 둘 더 올리다가 반응을 보고 고양이 채널로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고양이 채널’의 현실적 한계를 우려한 송하빈과 달리 아내에게는 확신이 있었다. 박 씨의 진두지휘 아래 ‘언더월드’는 구독자 122만명까지 성장했다.

구독자들이 ‘언더월드’에 열광하는 이유는 고양이들에게 억지로 무언가를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웃음을 유발한다는 것. 스트레스 없이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고양이들의 일상적인 행동을 개그 코드로 풀어내는 방식이다. 심히 무던한 춘봉이의 성격과 ‘묘라이어 캐리’ 첨지의 기막힌 울음소리 타이밍은 가히 놀라울 뿐.

송하빈은 “다 운이다. 고양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것을 지향한다. 사람들도 그걸 좋아해주는 것 같다.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 만들어내는 거라서 그만큼 시간을 많이 쓴다. 고양이가 어딘가 앉아있으면 상황을 걸어보기도 하고 그러다 찍어보기도 한다. 짜여진 대로 할 수 없으니 광고를 못 찍는다”고 웃으면서도 “고양이가 스트레스 받는 건 절대 안 하려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신 스트레스는 사람이 받는다고. 송하빈은 “부부관계는 정말 행복한데 일적으로 아이디어 회의를 치열하게 하고 있다”며 “기획과 편집을 아내가 하고 있다. 나는 아내의 감을 따라가면 되더라”고 신뢰와 존경심을 표했다.

사람 뜻대로 고양이들을 컨트롤할 수 없기 때문에 어디서 어떤 영상이 탄생할 지는 예상할 수 없다. 드라마 ‘정년이’를 패러디한 ‘첨년이’는 ‘됐다’ 하고 올렸지만 생각보다 조회수가 나오지 않았다고. 하지만 누워있는 춘봉이 배 위에 이것저것 올린 영상은 반응이 터지다 못해 ‘춘봉이 챌린지’로 확산됐다.

송하빈은 “어떤 영상이 알고리즘을 파고드는 건지 우리도 잘 모르겠다. 찍어놓은 게 약해서 아내와 회의하던 도중에 춘봉이가 누워 있길래 그냥 이것저것 올려봤는데 가만히 있더라. 당일에 찍어서 올렸는데 반응이 엄청 나오더라. 의도치 않은 부분에서 터지는 것 같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소녀시대 유리가 등장한 영상은 정말 순수한 ‘팬심’으로 출연한 것이라고. 춘봉-첨지의 ‘빅팬’인 유리가 먼저 적극적으로 가정 방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황치열의 열창 영상도 황치열 측에서 먼저 제안해 성사됐다.

송하빈은 “고양이들을 밖에 데려갈 수는 없으니까 실내에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내는 미디어에 나오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지만 나중에 안 되면 아내도 출연해서 가족 시트콤으로 만들 것”이라고 원대한 계획을 전하기도 했다.

‘고팔남’으로도 ‘열일’하지만 올해는 본업인 개그맨으로도 활약할 계획이다. 데뷔 7년 만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단독 스탠드업 코미디 전국투어 ‘파이팅’을 펼치는 것. 대전 서구문화원(5월 10일), 광주 서빛마루문화예술회관(5월 11일), 부산 경성대학교 콘서트홀(5월 17일), 대구 문화예술회관 비슬홀(5월 18일) 그리고 서울 YES24 원더로크홀(5월 24일)에서 전국투어를 전개한다.

송하빈은 “올해 전국투어를 잘 끝내고 방송도 열심히 하면서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싶다. 2세 계획도 하고 있어서 열심히(?) 할 것”이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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