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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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다정하게 다가오더니, 방심한 틈에 질문 하나를 놓고 갔다.
“노래할래요?”

다비치의 신곡 〈노래할래요〉는 봄날 구름 사이를 떠도는 따뜻한 바람 같다. 차분하고 다정한 음성으로, 흩어졌던 기억을 꿰매듯 한 땀씩 마음을 꿰매준다.

4월 29일 오후 6시, 음원으로 정식 발매된 이 곡은 다비치의 단독 콘서트 ‘A Stitch in Time’에서 선보였던 곡. 미니앨범 LP에만 수록되었던 곡이 팬들의 요청으로 세상 밖에 나왔다.

“저 구름 위에 새겨진 우리만의 얘기, 아직도 남아서.”
다비치의 목소리는 장면들을 불러낸다. 아침 햇살, 창문 너머의 구름, 새들의 노래, 그리고 잊히지 않는 그 사람의 눈빛까지.
사랑 노래치고는 ‘괜찮을까’ 싶을 정도로 감성이 깊게 들어가버렸다. 듣는 이들이 “내 이야기인가?” 싶을 만큼 보편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했다. 강민경과 이해리는 이번에도 완벽하다.

〈노래할래요〉는 기억을 노래로 만들고, 그 노래를 다시 선물로 돌려준다. 누군가를 위해 불렀던 노래가 결국 나 자신을 위한 노래가 되듯, 듣는 사람마다 다른 방식으로 위로받는다.
마지막 후렴에서 “살며시 내린 온기”라는 표현이 나온다. 좋은 문장이다. 마음 안에 따뜻한 물방울 하나가 떨어진 듯한 느낌이 든다.

앨범 커버는 딱 그 감성이다.
짙은 붉은 천 위에 바느질이 벗겨지며 드러나는 하얀 조각. 그 사이로 손글씨처럼 보이는 파란색의 ‘M’. 어떤 사연일까.

다비치의 〈노래할래요〉는 큰소리로 울부짖지 않는다. 봄바람처럼 조용히 스며들어 마음 구석을 건드린다. 이 곡이 흐르면, 오래 묵혀 두었던 감정들이 문득 고개를 든다.
그리고 다정도 하게 묻는다.
“노래할래요?”
⭐ 추천 한 줄
다비치가 꿰매놓은 기억, 다시는 찢어지지 않도록 덧대어봅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