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하트시그널’에 이어 ‘하트페어링’을 연출한 박철환 PD. 그는 ‘연애’에서 ‘결혼’으로 탐구 대상을 옮긴 이유에 대해 낱낱이 밝혔다. 사진 제공 | 채널A

채널A ‘하트시그널’에 이어 ‘하트페어링’을 연출한 박철환 PD. 그는 ‘연애’에서 ‘결혼’으로 탐구 대상을 옮긴 이유에 대해 낱낱이 밝혔다. 사진 제공 | 채널A



“사람이 사람을 만나면서 정말 인생을 걸만한 ‘결혼’을 결심하는 순간, 그걸 눈앞에 그려 보이고 싶었어요.”

연애 예능의 신드롬 ‘하트시그널’을 연출한 박철환 PD가 또 한 번 감정의 본질에 질문을 던졌다. 채널A ‘하트페어링’은 그 고민의 산물이다. ‘결혼’보다 ‘이혼’ 이야기가 더 많이 회자하는 시대에 박철환 PD는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사랑하며 ‘잘’ 살 수 있을까?’ 스스로 물음을 던지며 ‘하트페어링’을 기획하게 됐다고 했다.

‘하트페어링’ 입주 첫 주,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데이트를 즐긴 지민과 제연. 사진제공 | 채널A

‘하트페어링’ 입주 첫 주,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데이트를 즐긴 지민과 제연. 사진제공 | 채널A


‘최종 커플’은 있어도 현실 커플은 없다?

‘하트시그널’은 설렘을 전했지만, 그 설렘은 종종 현실과 연결되지 않았다. 방송에서 ‘커플’이 됐더라도 방송 후 현실 커플로 이어진 경우는 드물었다. 박철환 PD는 말한다. “안타까운 게 방송을 보면서 많이들 헤어져요. 어떤 해결책을 줄 순 없지만 ‘장수 커플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트페어링’을 기획한 건 맞아요.”

박철환 PD는 출연자들의 성향·연애관·결혼관을 꼼꼼히 정리한 ‘페어링 북’, 3일간의 계약 연애, 아직 공개되지 않은 또 하나의 ‘장치’까지 ‘하트페어링’에 녹이며 그 바람을 실현하고자 했다. 이에 대해 프로그램 팬덤은 ‘진짜 감정이 머물 수 있는 구조적 설계’라 칭송하고도 있다.

‘하트페어링’ 8회 말미에는 역대급 외모의 ‘남메기’ 이상윤이 첫 등장하며 신고식을 치뤘다. 사진제공 | 채널A

‘하트페어링’ 8회 말미에는 역대급 외모의 ‘남메기’ 이상윤이 첫 등장하며 신고식을 치뤘다. 사진제공 | 채널A


“현실에서는 못 만날 스펙” 그 안에 숨은 진실

‘하트페어링’이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단연 출연진이다. “하트페어링이란 공간 밖에선 만나기 어려울 정도로 결혼 상대로 매력적이어야 출연자들이 순간의 최선을 다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가장 많은 고민 끝에 선발된 인물은 안지민이었다고 했다. 연애 프로그램 ‘러브캐쳐 인 서울’ 출연 이력이 있던 그는 애초 제작진 내부에서도 우려가 있었지만, 박 PD는 인터뷰를 거듭할수록 확신을 가졌다고 했다.
“발이 완전히 땅에 붙어 있는 사람. ‘하트페어링’을 그는 유명해지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정말 좋은 배우자를 만날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이라 판단해서 선택했다고 말하더라고요.”
‘하트페어링’ 9화 예고 속 첫 번째 데이트를 즐기는 제연과 ‘메기’ 상윤. 사진 제공 | 채널A

‘하트페어링’ 9화 예고 속 첫 번째 데이트를 즐기는 제연과 ‘메기’ 상윤. 사진 제공 | 채널A


아직 끝나지 않았다…또 한 명의 ‘메기’ 예고

박 PD는 “처음부터 출연자 10명을 생각했다”라며 8화에서 등장한 메기남 ‘이상윤’ 외에도 또 다른 ‘메기’의 등장을 예고했다. 후반까지 메기를 투입하며 ‘페어링 하우스’를 뒤흔드는 건 다양한 선택지 속에서 진짜 감정을 확인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감정의 변주를 허용한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박 PD는 “기획 초기 박PD와 제작진이 그리던 이상적인 ‘사랑’의 모습이 있었을 텐데, 하트페어링 촬영을 마친 뒤 그 생각에 변화가 있었을까?”란 질문에 이렇게 답하기도 했다. 그는 “기획 당시엔 ‘나랑 잘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결혼의 해답이라 생각했지만, 끝까지 지켜 보며 전혀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됐다”고 했다.

오는 9일(금) 밤 10시 50분에 채널A에서 방송될 9화에서는 새로운 메기 투입으로 ‘페어링 하우스’의 대격변이 예상되는 가운데, 박 PD는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출연자들의 마음을 그대로 따라가다 보면 이해하기 힘들거나 갑작스럽진 않을 거예요. 충분히 공감하실 만합니다. (자신 있게) 더 과몰입해도 좋아요.”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