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자기방어적 모습…윤소희-정현규, 안 하니만 못한 고백 (종합)[DA:이슈]

그 분들은 끝까지 ‘모르시는 게’ 맞았다. 안 하니만 못한 고백이었다. 시청자들을 격분하게도, 의문스럽게도 만들었던 장면들의 비하인드가 속속 밝혀졌지만 역시나 불쾌감만 유발했다.

23일 유튜브 채널 ‘TEO’에는 ‘최종 우승자 탄생! 데블스 플랜 데스룸 10-12화 비하인드 리뷰’ 영상이 공개됐다. 지난 20일 최종 공개된 ‘데블스 플랜2’의 10화~12화를 함께 보며 비하인드를 전하는 내용으로 플레이어로 출연한 정현규, 윤소희, 최현준, 세븐하이, 손은유가 함께했다.

앞서 ‘데블스 플랜2’는 우승자가 탄생하는 과정에서 윤소희와 규현이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취지에 맞지 않는 태도로 누리꾼들의 질타를 받은 바. 두 사람은 우승이나 생존에 대한 열망 없이 동료 플레이어를 맹목적으로 ‘밀어주는’ 플레이를 펼쳐 “친목질 하러 서바이벌에 나왔다”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정현규를 살리려다 규현이 탈락한 가운데 10화 쿠키 영상에서 정현규가 히든 스테이지 보상으로 ‘피스 10개’를 확보한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더욱 큰 허탈감을 자아냈다.

이에 누리꾼들은 마지막 3주차 리뷰 영상에서 관련된 이야기가 언급될 것을 기대하며 영상을 기다려왔다. 하지만 규현은 없었고, 윤소희 역시 “배신감이 들었다” “버려진 애들 같았다” 등 자기방어적인 발언을 이어나갔다. 정현규는 게임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건지 플레이어들의 견제를 두고 “나를 싫어하는 게 느껴졌다”고 감정적인 발언을 뱉어 의문을 자아냈다.

오히려 정현규, 윤소희, 규현을 감싼 건 세븐하이, 손은유, 최현준이었다. 세븐하이는 “플레이어들이 미숙한 플레이를 했다거나 아쉬운 실수를 했다고 해서 바보가 아니다. 내가 느낀 14명의 플레이어는 게임 잘하고 머리 똑똑하고 굉장히 성숙하고 인격적인 사람들이었다. 시청자분들께서 그 부분을 조금은 너그러이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손은유 역시 다른 플레이어의 감정에 공감하며 열심히 변호에 나섰고 최현준은 “형을 좋아한다”면서 정현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리뷰 영상을 통해 몇가지 의문이 풀리긴 했다. 윤소희는 다섯 번째 메인 매치 ‘균형의 만칼라’ 도중 눈물을 흘리는 자신을 보며 “왜 우는 거야?”라며 스스로도 황당해했다. 규현이 탈락할 당시 눈물을 보였던 정현규는 “규현이 형이 떨어질 이유가 없었는데 나 때문에 떨어진 느낌도 있었다. 규현이 형이 죽은 느낌이었다. 자책도 했고 ‘내가 부족하지 않았나’ ‘욕심부리지 않았나’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이에 최현준은 “현규 형이 본인 팀에게는 따뜻한 사람이었더라. ‘형이 우네? 거짓 눈물인가?’ 했는데 진실이었다”고 생각을 밝혔다.

여섯 번째 메인 매치 ‘의심 베팅’에서 자신의 피스를 모두 걸고 윤소희가 1등이 되도록 만든 세븐하이. 모두의 예상대로 정현규가 1등이 되는 판도를 뒤엎고 그를 감옥 매치에 보내기 위한 희생이었다.

1등은 따 놓은 당상인 상황에서 오히려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했던 윤소희. 그는 “힘들었다. 세븐하이를 피 말리고 있는 것도 힘들었다”면서 “규현 오빠가 가고 현규와 버려진 애들처럼 있었다. ‘같이 잘 해보자’고 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세븐하이 오빠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게 충격이 컸다. 세븐하이 오빠가 포기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찾고 있었다는 게 임팩트가 컸다”고 고백했다.

세븐하이는 “게임하는 내내 메인 매치에서 매일 소희에게 밟혔다고 생각했다. 윤소희가 1등으로 결승에 진출하는 게 정의라고 생각했다. 윤소희가 1등으로 가도록 만든 거지 현규와 현준이를 싫어한 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정현규는 “저런 상황이 닥치니까 그냥 소희 누나 감옥 매치 안 시키고 내가 감옥 매치 하지 뭐 생각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지”라고 고백했다.

정현규와 최현준의 감옥 매치 ‘수식 피라미드’ 비화도 공개됐다. 최현준은 “빨리 문제를 맞혀야 하는데 수학을 너무 좋아하다 보니까 특별한 숫자가 나오면 흥분한다. 수식을 보고 경탄하면서 어떻게 찾았지 싶은 사이에 형이 연달아 맞혀버렸다”면서 “형의 눈빛이 이글이글한 게 무섭기도 하고 멋있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너무 행복했다. 동메달을 딴 게 확정이 됐지 않나. 처음에 ‘데블스 플랜2’ 들어왔을 때 14명이었는데 3명 안에 들었다는 게 너무 신기했다. 마지막 게임이 깔끔했다. 1:1이었기 때문에 연합도 안 되고 내가 진 게 명백했기 때문에 아쉽지도 않았다”고 털어놨다.

최종 대결 가운데 바둑과 유사한 ‘바그찰’ 게임에서 윤소희가 이세돌이 아닌 규현을 선택한 이유도 밝혀졌다. 윤소희는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말씀을 하실 것 같았다. 내 수준에서는 규현 오빠가 맞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질문과 진실’에서는 치열했던 토큰 베팅 도중 한걸음 물어난 이유도 전했다. 윤소희는 “현규가 찍어서 맞힐 수 없는 확률에 걸었다”고 털어놨다.

“정말 나쁜 짓 많이 했다”고 소감을 밝혔던 정현규. 그는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는 게 느껴지니까…. ‘균형의 만칼라’에서 가장 크게 느꼈다. ‘저 사람들이 나를 죽이고 싶어하는 구나’ ‘나는 죽어야 하는 사람인가’ 생각했다”고 서바이벌 게임과 동떨어진 듯한 발언을 이어나갔다.

손은유가 “그때 현규가 모두가 나를 싫어하는 것 같다고 했다”고 하자 세븐하이는 정현규에게 “은유가 너를 제일 많이 죽이고 싶어 했다. 형은 목소리만 큰 것뿐이고 앞잡이는 은유다. 네가 오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농담하며 분위기를 풀었다. 최현준도 “현규 형 미운 줄 알았는데 떨어지면 분리불안처럼 애증의 관계였다. 이상했다. 복잡한 감정이 느껴졌다. 이성적으로는 형을 빨리 쳐야 하는데 너무 좋아서 어려웠다”고 애정을 표했다.

이에 정현규는 “나한테도 이런 모습이 있구나 싶다. 숨겨져 있던 내 진짜 모습을 본 것 같다. 큰 성장을 하게 해준 잊을 수 없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리뷰 영상이 공개됐지만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의문들이 남아 있었다. 정현규가 감옥동 이동이 결정된 ‘직후’ 히든 스테이지 보상을 외쳤지만 시기를 놓쳤음에도 문제 삼지 않은 것에 대한 해명은 없었다. 감옥동 결정 이후였으니 정현규는 피스 보상과 관계없이 감옥동으로 가는 것이 당연지사. 하지만 제작진은 반전 포인트로 삼고 정현규를 다시 생활동으로 보냈다.

후반부 정현규와 윤소희 그리고 최현준 세 사람의 생활동 이야기도 나오지 않았다. 규현과 윤소희가 이미 정현규의 히든 스테이지 보상 ‘피스 10개’을 알고 있었다는 내용을 담은 쿠키 영상도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아쉬웠던 지점들과 관련해 정종연 PD가 매체 인터뷰에서 직접 입을 열지 궁금증이 커진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