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을 뒤덮은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식탁까지 올라왔다. 유튜버 이충근이 직접 러브버그를 잡아 햄버거로 만들어 먹는 ‘괴식 콘텐츠’를 공개하며 온라인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유튜브 채널 ‘이충근’은 지난 6월 30일 ‘수천만 마리 러브버그로 버거 만들어 먹었습니다. 진짜 먹습니다(※충격 주의)’라는 제목의 영상을 업로드했다. 영상은 하루 만에 조회 수 30만 회를 넘기며 화제가 됐다.

이충근은 러브버그가 대량으로 출몰 중인 인천 계양산 정상까지 직접 올라가 채집에 나섰다. 벤치에 앉아 있기만 해도 얼굴과 몸 곳곳에 벌레가 달라붙는 상황. 그는 “입을 벌릴수록 러브버그가 들어간다”며 “러브버그에 파묻힐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채집한 러브버그를 봉지에 담아 집으로 가져와 냉동 보관한 뒤 요리를 시작했다. 계란, 튀김가루, 전분, 소금, 후추를 넣고 밀가루 반죽으로 만든 뒤 손바닥 크기의 패티로 성형해 프라이팬에 굽기 시작했다.

완성된 ‘러브버거’를 식탁에 올린 이충근은 직접 한입 베어 물었다. 그는 “냄새는 고소하긴 한데, 계양산에서 맡았던 러브버그 특유의 썩은 나무 향이 퍼진다”며 “패티가 좀 뻑뻑하고 빵 같은 식감인데, 소스를 찍어 먹으니 괜찮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엔 러브버거를 토핑으로 올려 먹고, 재작년엔 볶음밥에 넣어 먹었다”며 “올해는 양이 많아서 본격적인 햄버거를 만들어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버거에 4.5점을 매기며 “맛은 나쁘지 않지만, 고소하다는 것 말고는 딱히 인상적인 맛은 없다”고 평가했다.

이 유튜버는 과거 외래종 거북이나 황소개구리 등 생태계 교란종을 요리해 먹는 콘텐츠로 주목받은 인물이다. 러브버그는 독성이 없고 사람을 물지 않으며 병도 옮기지 않는 곤충이다. 하지만 번식력이 매우 높아 도심에서 대량 출몰할 경우 악취와 불쾌감을 유발한다. 죽은 뒤 산성 체액이 자동차나 건물 외장재를 부식시키는 것도 문제다.

미국 플로리다대 국제환경대학원 연구진은 “러브버그는 산성 맛이 강해 새나 개구리 같은 포식자들이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러브버그에 대한 생물학적 방제 방법이 연구되고 있지만, 사실상 박멸은 어렵고 화학약품 방역에는 생태계 피해 우려가 있어 뚜렷한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