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CJ ENM·소니픽처스

사진제공|CJ ENM·소니픽처스


일본 애니메이션이 국내 극장가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 침공’에 나선 인상이다. 한때 ‘덕후(마니아)의 전유물’로 불리던 ‘틈새 장르’가 이제는 대작 영화와 맞붙으며 시장 지형을 흔드는 ‘괴물 경쟁자’로 성장했다.

굵직한 블록버스터 영화들도 흥행에 실패하고 있는 침체기 극장가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의 활약은 더욱 도드라지고 있다.

500만 관객 돌파 초읽기에 들어간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 대표적이다. 이 작품은 개봉 닷새 만에 전작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222만 명)의 성적을 넘어섰고, 이젠 국내 최고 흥행 일본 애니메이션인 ‘스즈메의 문단속’(557만 명) 자리까지 노리고 있다.

‘귀멸의 칼날’뿐만 아니다. 22일 일일 박스오피스 톱10에는 ‘귀멸의 칼날’(2위)을 비롯해 재개봉한 ‘모노노케 히메’(4위)와 ‘너의 이름은.’(10위), 신작 ‘명탐정 코난: 17년 전의 진상’(7위)까지 일본 애니메이션 4편이 이름을 올렸다. ‘명탐정 코난: 17년 전의 진상’의 경우 국내 개봉한 ‘코난’ 시리즈 가운데 최고 오프닝 스코어(4만 6723명)를 기록하기도 했다.

24일 개봉하는 ‘체인소 맨’의 첫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도 박찬욱 감독의 화제작 ‘어쩔 수가 없다’에 이어 전체 예매율 2위에 오르는 등 심상치 않은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애니메이션 전문 OTT 라프텔

애니메이션 전문 OTT 라프텔

OTT 시장에서도 일본 애니메이션의 위력이 두드러진다. 1~2년 새 급성장한 애니메이션 전문 OTT ‘라프텔’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라프텔은 ‘귀멸의 칼날’ 등 일본 신작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독점 방영과 희귀작 제공을 무기로 삼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라프텔은 티빙, 웨이브, 왓챠 등 주요 토종 OTT가 24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지난해 유일하게 ‘흑자를 달성’했다. 3월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라프텔의 지난해 매출은 297억 원으로, 전년(42억 원) 대비 7배 이상 성장했다.

애니메이션 열풍은 비단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팬데믹 이후 애니메이션 수요가 급증하면서 글로벌 OTT도 관련 작품 편성을 대폭 확대했다. 넷플릭스의 경우 애니메이션 오리지널 타이틀을 팬데믹 이전인 2019년 600편에서 지난해 900편으로 늘렸으며, 독점 라이선스 작품 역시 45편에서 86편으로 확대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