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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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과 화제성을 싹쓸이한 드라마 ‘폭군의 셰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현대에서 최고의 셰프로 활약하던 임윤아가 하루아침에 조선 시대로 타입슬립해 최악의 폭군을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에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맛깔스러운 음식과 그 뒤로 펼쳐지는 배경이다.

특히 임윤아가 처음 조선 땅에 발을 내딛는 장면에서 공개된 장소가 어디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대적 배경을 담은 사극에서 세트장이 아닌 외부 장소에서 촬영하기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폭군의 셰프’는 안성맞춤의 공간을 찾아냈다. 바로 경북 안동 고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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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상류를 끼고 자리한 고산정은 조선 중기 퇴계 이황의 제자 금난수가 지은 정자다. 예부터 선비들이 학문을 논하며 풍류를 즐기던 곳으로, 주변의 나루터는 교류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고즈넉한 강줄기와 아담한 정자가 어우러져 사극의 정취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제작진은 “현대와 조선을 가르는 순간, 시청자들이 직관적으로 ‘다른 세상’임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며 “고산정 나루터는 그 조건에 딱 맞는 공간이었다”고 밝혔다.

사실 고산정은 이미 드라마 팬들에게는 익숙한 장소다. 눈썰미 있는 시청자들은 한눈에 바로 알아보기도 했다. 2018년 화제의 드라마 ‘미스터 션사인’의 명장면이 촬영되며 국내외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극 중 유진초이(이병)과 고애신(김태리)가 함께 배를 타는 나루터 장면을 촬영했다.

이번에는 고산정을 둘러싼 기암괴석 등을 배경으로 현대에서 온 임윤아가 ‘폭군’ 이채민과 몸싸움을 벌이며 단숨에 ‘시선’을 강탈했다.

방영 후 시청자 반응은 뜨거웠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배경이 너무 아름답다”, “촬영지가 어디인지 궁금하다”는 글이 이어졌다. 실제로 방송 이후 고산정을 찾은 이들의 인증샷이 잇따르고 있다. 드라마 팬들은 인근 하회마을, 병산서원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까지 함께 둘러보며 ‘성지순례’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