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SBS·쿠팡플레이까지… 예능판 ‘서바이벌 전쟁’ 본격화

2025년 방송가는 ‘서바이벌 전성시대’를 맞았다.엠넷·SBS·쿠팡플레이 등 주요 방송사와 OTT가 장르를 확장하며 K-서바이벌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 사진출처|SBS, Mnet, 쿠팡플레이

2025년 방송가를 관통하는 흐름은 단연 ‘서바이벌’이다. 엠넷(Mnet), SBS, 쿠팡플레이 등 주요 채널 및 OTT 플랫폼이 케이(K) 서바이벌의 ‘진화’를 꾀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아이돌 그룹 멤버 선발이 주를 이루던 기존 틀에서 벗어나 발라드와 힙합, 밴드까지 장르 확장에 나섰는가하면 메이크업 등 전문 영역에도 서바이벌 포맷을 입히기 시작했다.

‘오디션 명가’ 엠넷은 최근 힙합과 밴드에 특화된 새로운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각각 내놨다. 여성 랩가수 서바이벌의 시초로 꼽히는 ‘언프리티 랩스타’의 후속작 ‘힙팝 프린세스’와 밴드 결성을 목표한 ‘스틸하트클럽’이 대표적.

‘힙팝 프린세스’는 국내는 물론, 일본 등 해외 참가자도 나선 글로벌 프로젝트로, 16일 첫 방송부터 참가자 상당수에게 벌써 ‘지지 팬덤’이 형성되는 등 아이돌 오디션 못지않은 ‘파급력을 자랑’하고 있다. 시청률 외 또 다른 인기 척도로 종종 인용되는 유튜브 조회수에서도 유의미한 성적을 내고 있다. 첫 화 공개 전 내놓은 티저 영상이 누적 조회수 116만회를 넘어섰고, 3~5분 길이의 방송 편집 장면들도 평균 10만회를 훌쩍 넘는 이변을 연출 중이다.

21일 첫 방송을 시작한 ‘스틸하트클럽’은 새로운 케이(K)밴드의 발굴이 목표다. 보컬, 기타, 드럼 등 각 포지션별 참가자 50인이 겨루는 방식으로, 첫 회부터 생생한 라이브 경쟁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밴드 서바이벌’이란 신선한 시도에 시청자는 음악적 다양성을 되살렸다는 호평으로 화답하고 있다.

지상파는 감성 서바이벌로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다. 서정성 짙은 발라드에 집중한 SBS ‘우리들의 발라드’가 그것. 150명 규모의 일반인 심사위원단 이른바 ‘탑백귀 대표단’이 직접 무대를 평가하며 대중성에 진정성을 더했고 자극 대신 ‘공감’에 방점을 둔 연출 및 진행 방식으로 전 세대의 지지를 얻고 있다.

OTT 진영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쿠팡플레이의 ‘저스트 메이크업’은 국내 최초 메이크업 서바이벌로 주목받고 있다.

이효리가 메인 진행을 맡은 해당 프로그램은 젊은 뷰티 크리에이터부터 레전드급 1세대 아티스트까지 한 무대에 서 그야말로 ‘계급장 뗀’ 기술과 감각의 대결을 매회 펼치고 있다. “예능에 전문직 경쟁이 들어왔다”는 시청자 평가가 대변 하듯, 방송계 안팎에서도 기존 서바이벌 양식에 진정한 영역 확장을 가져온 ‘신호탄’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양주연 기자 juy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