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 | 양형모 기자] 3분이면 충분했다.
12월 23일 새벽 2시 30분, 방탄소년단(BTS) 뷔가 위버스 라이브를 잠시 켰다. 방송 시간은 약 3분. 뷔는 집에 들어서며 “자랑할 거 있어서 잠시 켰어요”라고 말한 뒤 손에 쥔 초콜릿을 화면에 비췄다.

이 초콜릿은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길에 받은 선물이었다. 뷔는 “택시기사 아저씨가 ‘깜짝 선물이에요. 크리스마스 선물 터키 초콜릿’이라며 주셨어요. 그래서 정말 감사하다고 하고 받았어요. 그거 자랑하려고 왔어요”라고 설명했다. 짧은 말과 함께 방송은 곧바로 마무리됐다.

뷔가 소개한 제품은 튀르키예 브랜드 ‘투바나’ 초콜릿이었다. 방송 직후 해당 제품은 빠르게 품절됐다. 제조사 타야쉬 기다는 공식 SNS를 통해 “작은 선물, 큰 미소. 오늘 우리는 아름다운 순간을 목격했다”며 “김태형이 택시기사에게 받은 초콜릿을 생방송에서 공유해줘 우리에게 큰 행복과 동기부여가 됐다”고 전했다.
뷔의 라이브 방송

뷔의 라이브 방송


튀르키예 현지의 휘리에트 기사

튀르키예 현지의 휘리에트 기사


튀르키예 최대 일간지 휘리예트는 이 장면을 놓치지 않았다. ‘뷔가 튀르키예 초콜릿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단 13초 만에 모든 재고가 소진되는 마케팅 스토리가 만들어졌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팔로워 7000만 명을 보유한 김태형이 택시기사가 건넨 투바나 초콜릿에 감동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고, 이후 한국 유통업체들이 투바나 초콜릿 컨테이너 25개 분량을 긴급 주문했다”고 전했다.

휘리예트는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놀라운 장면이 펼쳐졌다. 단 13초 만에 수백만 달러의 매출이 발생했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택시기사는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전혀 알지 못했다. 김태형이 초콜릿을 들고 ‘크리스마스 선물로 터키 초콜릿을 받았어요’라고 말한 그 순간, 모든 것이 순식간에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뷔의 라이브 방송이 끝난 뒤 몇 시간 후인 23일 오전 10시, 초콜릿 제조사 타야쉬 기다에는 한국 주요 유통업체들의 연락이 이어졌다. 회사 대표 카짐 타이즈는 “모든 일을 멈추고 투바나 초콜릿 25컨테이너 분량을 즉시 보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20년 동안 극동 시장에서 활동했지만 이런 상황은 처음이다. 한국에는 7개 유통업체가 있는데, 라이브 방송 이후 몇 시간 만에 재고가 모두 소진됐다”고 말했다.

3분짜리 라이브 방송은 크리스마스 선물 하나로 세계 시장을 흔들었다. 뷔의 이름 자체가 곧 브랜드이자 프로모션임을 다시 한번 증명한 순간이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