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모어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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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장은지] 박재범이 제작한 ‘1호 아이돌 그룹’이 세상 밖에 나왔다. 13일 정식 데뷔한 4인조 힙합 그룹 롱샷(LNGSHOT)이다.

롱샷은 ‘박재범이 프로듀싱한 아이돌’이란 사실 만으로 데뷔 전부터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아이돌에서 힙합 가수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은 그가 선보이는 그룹이 아이돌 시장에서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베일을 벗은 롱샷의 정체성은 ‘악동’으로 중지를 치켜 올린 파격 행보를 티저 이미지로 선보이는 등 파란을 예고했다. 기존의 신인 아이돌이 지향하는 ‘정제된 이미지’와는 반대되는 행보로, 힙합 고유의 반항적 정서를 숨기지 않겠다는 박재범식 프로듀싱의 결과물로 풀이된다.

롱샷이 ‘기적같은 승리’ 혹은 ‘모험’을 뜻하는 팀명처럼 그야말로 ‘롱샷’을 날릴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13일에는 데뷔 음반 ‘샷 콜러스’(SHOT CALLERS)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가 열렸다. ‘샷 콜러스’는 롱샷의 정체성과 음악 세계를 담은 첫 번째 선언문으로 타이틀곡 ‘문워킨’(Moonwalkin’)을 비롯해 5개곡이 수록됐다. 이날 쇼케이스에는 ‘프로듀서 박재범’이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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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샷의 리더 오율은 ‘박재범의 아이돌’이란 수식에 대해 “(박재범) 대표 덕에 신인임에도 과분한 기회를 많이 얻고 있어 감사하다”면서도 “언젠가는 이를 넘어 온전한 롱샷으로 불리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이에 대해 박재범은 본인 역시 바라는 바라며 박재범의 아이돌이 아닌 “내가 롱샷의 대표로 불리는 날이 언젠가 왔으면 한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박재범은 앞서 롱샷의 선공개곡 ‘쏘신’ 뮤직비디오 도입부에 ‘소속사 대표’로 등장하며 이들을 지원사격한 바 있다. 아이돌에게 지나치게 높은 도덕적 올바름을 강조하는 케이팝 산업을 풍자하는 듯한 연기를 선보이며, 롱샷이 이를 역행하고 전통적인 아이돌 시장에 균열을 낼 것을 암시했다. 

이날 쇼케이스에서 박재범은 해당 장면을 언급하며 ‘아이돌 소속사 대표’로서 자신이 추구하는 지향점에 대해 직접 털어놨다. “아이돌이라고 해서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하거나) 연애하는 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물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범죄를 저질러서는 안되겠지만, 규범을 지키는 선 안에서 자율성을 두려고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어린 멤버들을 제대로 이끄는 것은 주변(모어비전)의 좋은 어른들과 형들이 역할이라고도 했다. “(아이돌이라고 해서)전부 다 차단하기만 하면 배움이 없다”며 “그 길을 먼저 걸어온 우리가 배움과 경험을 전수할 수 있도록 멤버들과 소통을 많이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또 데뷔 전 논란을 빚은 ‘중지 사진’을 의식한 듯한 뉘앙스의 입장까지 이어졌다. 중지 사진으로 인한 파란은 ‘쏘신’ 뮤직비디오 도입부에 그대로 인용되며, 일종의 마케팅 전략이었음이 뒤늦게 드러난 바 있다. 박재범은 “저희의 행보에 대한 의견이 다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흔들림은 없을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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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쇼케이스에서는 데뷔 EP의 타이틀곡 ‘문워킨’ 무대가 처음 공개됐다. 선공개곡 ‘쏘신’(Saucin’)이 롱샷의 포부를 담은 강렬한 힙합곡이라, 몽환적인 분위기의 ‘문워킨’은 롱샷의 자신감과 여유를 보여주는 트랙이라고 할 수 있다. 멤버들은 자유분방하면서도 정돈된 퍼포먼스와 완성도 높은 라이브 무대를 펼쳤다. 신입답지 않은 무대 매너 역시 돋보였다.

무대를 마친 뒤 이번 앨범에서 가장 뜻깊은 곡으로 타이틀곡 ‘문워킨’을 꼽은 우진은 곡에 담긴 비하인드에 대해 전하기도 했다. “솔로곡으로 받았었던 곡인데 대표님께 들려드렸더니 바로 단체곡으로 하자고 하셨다. 그렇게 저희 넷이 처음으로 같이 녹음했다”며 “롱샷이라는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데 있어 시초와 같은 곡”이라고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시그너처와도 같은 ‘문워킹’을 오마주한 곡에 담긴 의미에 대해서도 전했다. 문워킹은 언뜻 앞으로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뒤로가는 동작이다. 우진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이 앞섰던 연습생 시절을 소환하며, 불확실함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의미를 담은 곡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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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케이스 막바지 롱샷의 다음 앨범과 앞으로의 음악 방향성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박재범은 “정말 모르겠다”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롱샷이라는 테두리에 멤버들을 끼워 맞춘 것이 아니라 멤버들의 시너지가 자연스레 오늘날 롱샷이라는 프로젝트로 이어졌듯, 앞으로의 음악 역시 전적으로 멤버들에게 달렸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그는 롱샷 멤버들이 스케줄을 소화하는 것 말고는 자기들끼리 작업하는 시간이 가장 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멤버들이) 마인드 크래프트인가? 그 게임도 하고, 육회비빔밥 시키고 그러곤 계속 작업만 한다”며 “음악적 방향성과 성장이 정말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으니까 오히려 모르겠다. 제가 20년 차 가수인데 저희가 음악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굉장히 신기하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멤버들은 끝으로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서도 밝혔다. 우진은 “저희 모두 대표님을 보고 모어비전에 들어왔다”며 “박재범처럼 ‘타임리스한 아이돌’이 되고 싶다. 저희 가치관을 잘 지키면서 오래동안 활동하고 싶다”고 했다. 률은 “(길게는) 이 업계나 어떤 세상을 대표하는 하나의 브랜드가 되고 싶다”고 했고 “당장 올해 목표는 ‘신인상’”이라며 야심찬 포부를 드러냈다.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