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영월시  SNS

사진출처|영월시 SNS


[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비운의 왕 단종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1000만 돌파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흥행의 여파가 극장을 넘어 영화의 주요 배경지인 강원도 영월과 인접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잘 만든 콘텐츠 하나가 고즈넉한 소도시를 단숨에 가장 뜨거운 ‘관광 성지’로 탈바꿈시키며 ‘콘텐츠 관광 효과’를 여실히 입증하고 있다.

●영월, ‘왕사남’ 특수…단종문화제 기대감 고조

영화 개봉 이후 영월은 관광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영월군에 따르면 단종의 유배지 청령포와 묘소 장릉, 선돌을 찾은 방문객은 개봉 후 20일간 8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설과 3·1절 연휴에는 영월행 기차표가 전석 매진되는 ‘티켓 대란’이 벌어졌고, 주요 관광지는 긴 대기 줄이 이어졌다. 지역 상인들 역시 “주말 매출이 평소의 2~3배”고 입을 모았다.

열기는 4월 24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제59회 단종문화제’로 이어질 전망이다. 축제를 한 달여 앞두고 영월 주요 숙박시설은 이미 예약이 대부분 완료됐고, 식당가에는 관광객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이에 영월군은 교통 및 안전 관리, 편의시설 확충 등 인프라 점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이번 문화제가 주목받는 이유는 영화 주역들의 적극적인 참여다. 장항준 감독은 당초 예정됐던 해외 영화제 일정을 조정하고 축제 기간 중 진행되는 ‘영월아카데미’ 강연자로 나선다. 단종 역의 박지훈은 축제 홍보 영상을 공개하며 분위기를 달궜고, 유해진과 유지태는 행사 참석을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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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으로 확산된 흥행 효과…지역 경제 살리는 영화의 힘

영월의 열기는 인접 도시 제천으로도 번지고 있다. 제천시는 단종의 서사를 지역 문화유산과 연결해 홍보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단종의 충신 ‘생육신’ 원호의 충절이 깃든 ‘관란정’을 전면에 내세우고 단종 유배길을 테마로 한 관광 코스 개발도 검토 중이다.

여기에 장항준 감독이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까지 관심이 이어지며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제천시 측은 “집행위원장의 신작 흥행이 영화제에도 직간접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 분위기를 발판 삼아 올해 영화제를 더욱 내실 있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사례가 증명하 듯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은 문화 콘텐츠가 지역 경제와 관광 산업 전반에 얼마나 직접적인 파급 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입증하는 사례로 읽힌다. 영화가 촉발한 관심이 실제 방문 수요로 이어지고, 다시 지역 축제와 국제영화제로 확장되는 구조는 스토리텔링 기반 콘텐츠가 지역 브랜드 가치와 소비 흐름까지 재편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