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예고 클립 캡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예고 클립 캡처


[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가 개봉 전부터 ‘인종 감수성 논란’에 휩싸이며 비판의 중심에 섰다.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동양인 캐릭터의 정형성을 깨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가운데 불거진 이번 논란은 일부 할리우드에 잔존하는 낡은 시선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경우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논란은 예고편에서 등장한 주인공 앤디(앤 해서웨이)의 새로운 보조 캐릭터인 중국계 어시스턴트 ‘친저우’(Qin Zhou)의 이름에서 시작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해당 발음이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멸칭 ‘칭총’을 연상시킨다며, 제작진의 무감각하거나 의도적인 설정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캐릭터 묘사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친저우는 화려한 패션계와 동떨어진 촌스러운 외양과 어딘가 사회성이 결여된 인물로 그려지며, 서구권에서 오랫동안 반복돼 온 아시아계 ‘너드’ 스테레오 타입을 답습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단순한 작위적 설정을 넘어 특정 인종을 희화화하는 방식으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문제의식이 커지고 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예고 클립 캡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예고 클립 캡처

이 같은 논란은 최근 할리우드의 변화 흐름과 맞물리며 더욱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대표적으로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성난 사람들’ 시즌2에서 윤여정이 연기한 박 회장 캐릭터는 억만장자이자 컨트리클럽을 소유한 인물로, 백인 남성조차 압도하는 권력의 정점에 서 있다. 이 캐릭터는 기존 할리우드가 고착화해 온 ‘수동적이고 주변적인 동양 여성상’을 정면으로 전복했다는 평가와 함께 입체적인 아시아계 서사의 가능성을 입증한 사례로 꼽힌다.

결국 이번 논란은 할리우드 내부에 공존하는 이중적 시선을 드러내고 있다. 아시아 시장을 흥행의 주요 축으로 소비하면서도 정작 ‘문화적 맥락’에 대한 이해와 존중은 부족한 ‘선택적 감수성’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업계에서는 입체적인 아시아 서사가 글로벌 지지를 얻고 있는 시점에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가 보여준 시대착오적 설정이 작품의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미 중국을 중심으로 보이콧 움직임이 감지되는 가운데, 29일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 개봉을 앞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가 아시아 시장의 까다로운 검증대를 어떻게 통과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