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롯데컬처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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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영화관 문 밖, 핏빛 조명 아래 날 것 그대로의 좀비 떼가 관객을 향해 달려든다. 스크린 속 이야기가 현실 공간으로 쏟아져 나오는 순간이다. 영화 ‘군체’가 극장 안팎을 넘나드는 이색적인 콘텐츠 확장 전략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영화 개봉과 함께 선보인 관객 참여형 이머시브(몰입형) 공연 ‘인사이드 더 플레이: 군체’다. 롯데컬처웍스가 기획한 이 공연은 정체불명의 감염 사태로 봉쇄된 공간에서 생존자들이 사투를 벌이는 영화의 설정을 현실로 옮겨왔다. 무대는 별도의 공연장이 아닌 실제 롯데시네마 신대방관 전체다.

관객들은 객석에 앉아 공연을 바라보는 대신 90분 동안 극장 곳곳을 이동하며 미션을 수행하고 다양한 선택을 내려야 한다. 특히 영화의 핵심 설정인 ‘집단지성을 형성하며 진화하는 좀비’를 구현하기 위해 공연 도중 감염된 관객이 직접 좀비 역할을 맡도록 한 점이 눈길을 끈다. 여기에 관객들의 선택과 미션 성공 여부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는 ‘멀티 엔딩’ 시스템까지 더해져 관객들은 단순한 관람객이 아닌 이야기 속 생존자가 된다.

체험형 전략은 오프라인 홍보 현장에서도 이어졌다. 최근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군체’ 무대인사에서는 영화 속 좀비들이 스크린을 뚫고 나온 듯 무대와 객석을 점령하는 깜짝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실제 영화에 출연한 안무가들이 참여한 이 이벤트는 단순한 홍보를 넘어 하나의 공연처럼 연출되며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관객이 직접 촬영한 해당 영상들이 역시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입소문 효과까지 만들어냈다.

이 같은 시도는 최근 콘텐츠 산업 전반에서 나타나는 ‘경험 소비’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과거 영화가 관람 이후의 감상과 입소문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관객이 직접 세계관 안으로 들어가 콘텐츠를 체험하고 이를 SNS 등을 통해 재생산하는 구조가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군체’는 단순한 영화 홍보를 넘어 작품의 세계관을 오프라인 공간으로 확장해 관객 참여와 바이럴 효과를 동시에 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영화 IP가 관객과 관계를 맺는 방식이 더욱 상호작용적인 형태로 진화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