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모기자의音談패설]美보스턴심포니부지휘자성시연

입력 2009-02-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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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여섯의마에스트로,그녀의도전
부산에서 교회 장로의 딸로 태어나 4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다. 서울예고를 졸업한 후 피아니스트가 되고자 스위스 취리히국립음악원과 베를린국립음대로 유학. 무리한 연습으로 오른 손목과 팔에 이상이 생기며 피아니스트의 꿈을 접어야 했다. 26세가 되던 해 대지휘자 푸르트벵글러의 지휘 모습을 영상으로(당연히 흑백이다!) 본 뒤 지휘로 전향.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대에서 지휘를 전공했다. 여기까지가 지휘자 성시연(33)의 초반 이력이다. 무협지의 주인공처럼 그녀는 무공을 수업하고, 시련을 겪고, 기연을 얻었다. 후반의 이력은 화려하다. 드디어 주인공이 강호에 출도한 것이다. 2004년 독일음악 지휘포럼의 지휘자 콩쿠르와 졸링엔 여성 지휘자콩쿠르 우승을 시작으로 2006년에는 타계한 지휘의 거장 게오르그 솔티 국제 지휘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 음악계를 향해 ‘일동, 주목!’을 외쳤다. 2007년에는 제2회 말러 국제지휘콩쿠르에서 1위없는 2위에 올랐다. 이 대회의 초대 우승자는 요즘 한창 국제적 상종가를 치고 있는 구스타보 두다멜이다(지난해 우리나라에 왔었다). 성시연은 현재 미국 보스턴 심포니의 부지휘자를 맡고 있다. 지난 해 7월 미국 탱글우드 뮤직페스티벌에서 보스턴 심포니 데뷔공연 무대에 올랐던 성씨는 4일 후 이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인 제임스 레바인이 신장암 수술로 나자빠지게 되면서 대타로 다시 한 번 지휘봉을 잡았다. 결과는 쭉쭉 뻗는 시원한 좌중간 2루타. 대타는 그날로 3번 타자로 눌러앉았다. ‘준비된 지휘자’ 성시연이 서울시향의 ‘뉴웨이브 시리즈’ 첫 주인공으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포디엄에 선다. 세계무대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새로운 물결을 주도하고 있는 젊은 지휘자들을 초청해 공연을 여는 시리즈로 올해 총 4회 계획되어 있다. 성시연의 지휘봉이 그려낼 프로그램은 시벨리우스 ‘포욜라의 딸’과 버르토크의 ‘중국의 이상한 관리’. 호로비츠콩쿠르와 루빈슈타인 콩쿠르 1위 수상의 우크라이나 태생 젊은 피아니스트 알렉산드르 가브릴뤼크가 프로코피예프 피아노협주곡 2번으로 성시연이 이끄는 서울시향과 숨을 맞춘다. 2월19일 8시|예술의전당 콘서트홀|문의 02-3700-6300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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