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에게 공 예쁘게 올려주더라” 필요할 때 나타난 복덩이, 흥국생명 새 활력 이원정

입력 2023-02-09 16: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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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이원정. 스포츠동아DB

전술적 변화가 요구되던 시점에 맞춰 세터 이원정(23)이 흥국생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흥국생명에는 5라운드 들어 달라진 점이 있다. 그동안 외국인선수 옐레나의 공격점유율이 높은 편이었다면, 5라운드부터 김연경의 공격점유율이 늘었다. 3일 KGC인삼공사전에선 김연경이 팀 공격의 37.7%를 점유했다. 당시 옐레나(36.07%)에 근소하게 앞설 뿐이었지만, 7일 현대건설전에선 차이가 두드러졌다. 흥국생명은 김연경(41.86%) 위주로 경기를 풀어갔다. 김연경과 대각에 선 옐레나(30.23%)는 후위에서 뒤를 받쳐주는 역할에 충실했다.

이원정으로부터 시작된 변화다. 김대경 흥국생명 감독대행이 선두 현대건설을 셧아웃 승리로 압도한 7일 경기를 특히 만족스러워한 이유이기도 하다. 김 대행은 “우리가 준비해온 공격적 플레이가 잘 나왔다. (이)원정이가 (김)연경이에게 공을 예쁘게 잘 올려줬다”고 말했다. 이날 이원정은 자신의 시즌 평균 세트(세트당 7.233개)를 훨씬 웃도는 세트당 15세트를 성공시킨 것은 물론 개인통산 한 경기 최다인 블로킹 4개로도 힘을 냈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12월 이원정을 영입하기 위해 2023~2024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GS칼텍스에 내줬다. 그의 영입을 추진한 권순찬 전 흥국생명 감독은 “이원정이 코트 위에서 다양한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당시 김다솔의 기복으로 인해 세터 보강 필요성이 제기됐는데, 권 전 감독은 2017~2018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한국도로공사)로 프로무대를 밟은 이원정이 잠재력을 꽃피울 것으로 판단했다.

흥국생명은 최근 전술적 변화를 필요로 했다. 그런 가운데 기존 세터 김다솔의 공격 전개 패턴이 읽힐 때쯤 이원정이 두각을 나타낸 것이다. 김 대행은 “이전까지 보여준 (김)다솔이의 플레이는 라운드를 거치면서 상대팀들에 많이 분석됐다”며 “원정이는 그동안 출전한 경기가 많지 않았고, 선발로 뛴 경험이 많지 않아 상대팀이 분석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었을 것이다. 연경이의 공격점유율을 높인다는 점에서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흥국생명은 20승6패(승점 60)로 2위에 올라있다. 1위 현대건설(21승5패·승점 60)과 선두싸움도 점입가경이다. 권 전 감독 해임 이후 어수선했던 팀 분위기가 수습되면서 흥국생명은 여러 변화를 과감히 시도하고 있는데, 이 변화들이 통하고 있다. 선두경쟁에서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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