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리그에 참가한 프로게이머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행동이 있다면? 정답은 경기에 임하기 전 자신에게 익숙한 환경으로 마우스의 감도와 위치 등을 설정하는 것이다. 설정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의 차이는 있지만, 이를 게을리하는 경우는 없다고 봐도 좋을 정도로 프로게이머들이 공을 들이는 작업이다.
게이머에게 있어서 마우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축구선수들에게 축구공이 차지하는 비중과 같다고도 할 수 있다. 실제로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새로운 공인구 ‘자블라니’ 때문에 얼마나 많은 선수가 공을 허공으로 날렸던가. 마우스 역시 마찬가지. 달라진 마우스 감도와 환경 때문에 게이머들에게는 자신의 생각과는 다른 곳에 소총을 발사하고, 엉뚱한 유닛을 클릭하는 등의 답답한 상황이 종종 펼쳐지고는 한다.
이런 게이머들을 위해 ‘레이저’에서 하이엔드 게이밍 마우스 ‘임퍼레이터(Imperator)’를 선보였다. 황제, 대장군, 최고 사령관을 뜻하는 고대 로마어 ‘임페리움’에서 유래한 단어를 이름으로 차용한 제품답게 ‘임퍼레이터’는 상당히 높은 성능을 뽐내는 제품이다.
7개의 버튼으로 구성된 기본에 충실한 외관
‘임퍼레이터’는 측면부와 감도 조절 버튼은 유광, 그 이외의 부분은 무광으로 처리되었고 전반적으로 검은색을 띠고 있다. 휠 버튼과 본체에 새겨진 로고에는 LED를 통해 푸른빛이 감돈다. 기존 레이저의 게이밍 마우스 디자인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버튼은 좌, 우, 휠 버튼과 휠 버튼 아래에 위치한 DPI(Dot Per Inch, 마우스의 감도를 나타내는 단위) 조절 버튼 2개, 좌측면에 위치한 버튼 2개 등 총 7개가 존재한다. DPI 조절 버튼을 통해 게임 중에도 실시간으로 DPI를 단계적으로 변화시켜 마우스 포인터의 속도를 바꿀 수 있다. 즉, 이 기능과 게임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마우스 감도 조절 기능을 통해 보다 섬세하게 마우스의 감도를 설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한 가지 특징이라면, 마우스 바닥에 있는 스위치를 이용해 좌측면에 있는 버튼의 위치를 엄지손가락 길이에 맞게 3단계에 걸쳐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임퍼레이터’의 크기는 일반적인 성인 남성의 손에 딱 맞는 정도의 크기이며, 손의 굴곡에 맞게 디자인되어 있어 손으로 잡았을 시에 이질감 없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고성능 게이밍 마우스라는 이름으로 나온 제품 중에는 다양한 기능을 넣다 보니 제품의 크기가 커져, 정작 게임할 때에는 불편한 제품들도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런 점은 분명한 장점이라 하겠다.
최대 5개의 설정을 기억하는 똑똑한 녀석
‘임퍼레이터’의 박스를 보면 가장 눈에 들어오는 문구가 ‘3.5G 레이저 센서’와 ‘5600 DPI’다. 아무래도 이런 수치들은 마우스의 성능을 홍보할 때 가장 흔히 쓰이는 단위들이기 때문에, 이러한 정보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들도 어렴풋이 ‘숫자가 크면 좋은 제품’이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그렇다면 ‘임퍼레이터’는 막연히 센서의 민감도와 해상도가 높기 때문에 좋은 제품일까? 엄밀히 말하자면 틀린 말은 아니다. 이는 마우스가 사용자의 의도대로 오차 없이 움직이며, 빠르고 세밀한 움직임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세밀하게 작동한다는 것만이 ‘임퍼레이터’의 장점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높은 DPI가 아닌, 자신에 맞춘 마우스 설정을 최대 5개까지 마우스 자체에 저장하여, 어느 PC에서나 그대로 불러와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임퍼레이터’에는 자체 메모리가 내장되어 있어, 설정 프로그램을 통해 설정한 다양한 프로필과 버튼 설정 등을 저장시켜두고, 원하는 프로파일을 마우스 바닥에 위치한 버튼으로 불러와 사용할 수 있다. 즉, 각각 다른 마우스 설정을 필요로 하는 FPS(총쏘기) 게임과 RTS(시뮬레이션) 게임을 번갈아 가며 즐길 때에도, 설정에 공을 들이지 않고 곧바로 게임에 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이러한 기능은 게임이 아닌 일반적인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에도 유용하다. 예를 들자면, 일반적으로 인터넷을 사용할 경우가 아니면 활용도가 떨어지는 마우스 좌측면의 버튼에 단축키 기능을 할당해 두고, 워드프로세서나 그래픽 작업 시에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별것 아닌 거 같지만 작업 효율성을 높여주는 이러한 기능은 게이머가 아닌 일반 사용자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에서의 활용도는 어떨까?
일반 프로그램에서의 활용도가 높다고 하지만 ‘임퍼레이터’는 누가 뭐래도 게이밍 마우스이다. 게임을 즐길 시, 게이머가 얼마나 게임을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다행히도 ‘임퍼레이터’가 가장 빛을 발하는 순간은 게임을 즐길 때다. 마우스를 고속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잦은 RTS 게임이나 FPS 게임을 즐길 시, 저가형 마우스에서는 포인터의 움직임이 밀린다거나, 게임 화면이 마우스의 움직임을 따라오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지만, ‘임퍼레이터’는 최대 5,200DPI의 감도 덕분에 이런 현상을 철저하게 방지하여 빠르고 정확한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높은 해상도로 인한 빠른 이동 속도와 정밀함 이외에도, 제품 자체가 가진 버튼 설정 기능과 감도 조절 기능 역시 게임 플레이에 크게 도움을 주는 것을 알 수 있다. 버튼 설정 기능은 RTS 게임에서 진정한 효과를 발휘한다. 부대 지정이나 많이 쓰이는 유닛 생산 명령을 버튼에 할당해, 좀 더 빠르고 편하게 컨트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매돼 화제를 낳고 있는 ‘스타크래프트 2’를 즐길 때에도 이런 효과는 톡톡히 발휘된다. ‘스타크래프트 2’는 3D 그래픽으로 그려지고 많은 수의 유닛이 화려한 이펙트를 뿜어대며 화면에 등장하는 탓에, 전작에 비해 정확한 유닛 식별과 선택이 조금은 어려워진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임퍼레이터’로 즐겨 본 ‘스타크래프트 2’는 어떨까? 결과부터 말하자면 게임의 승, 패 비율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당연한 말이다. 홈런 못 치는 야구 선수가 방망이 하나 바꿨다고 홈런을 펑펑 날리지는 못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말이다.
하지만 보다 편하게 게임을 운용할 수 있었음은 부정할 수 없다. 많은 수의 유닛 중에 원하는 유닛 하나를 선택할 때도 ‘임퍼레이터’는 마우스 포인터가 밀리는 일 없이 손의 움직임에 정확히 반응했다. 평소 마우스가 밀리는 현상에 민감한 필자는 산뜻한 기분마저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럼 FPS 게임에서는 어떨까? 개인적으로 가장 능숙하게 즐길 수 있는 FPS 게임인 ‘아바’를 플레이해봤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임퍼레이터’의 감도 조절 기능은 특히나 스나이퍼 병과를 운용할 경우에 많은 도움이 됐다. 적과의 거리와 위치에 따라, 마우스 감도를 조절해가며 명중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스나이퍼 병과가 아닌 포인트맨이나 라이플맨을 사용할 시에도, 높은 해상도 덕분에 소위 ‘끌어치기’라고 하는 FPS 게임 특유의 조작법을 보다 섬세하게 적용할 수 있었다. 즉, 탄착군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행동이 좀 더 편리했다는 뜻이다. 감도가 떨어지는 마우스였다면 미세하게 움직이는 마우스의 이동 경로가 게임 화면에 그대로 반영되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
필자는 손가락 끝을 마우스에 가볍게 올려놓고, 미세한 움직임은 손가락, 빠른 움직임은 손목을 이용하는 ‘핑거 그립’을 사용한다. ‘핑거 그립’의 단점은 세밀한 움직임을 취할 수 있지만, 반대로 빠른 움직임을 취할 때는 다른 파지법에 비해 속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임퍼레이터’는 높은 해상도로 인해 빠르면서도 정확한 움직임을 취할 수 있어, ‘핑거 그립’이 갖고 있는 이러한 단점을 어느 정도는 상쇄시켜 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마음대로 적들을 픽픽 쓰러트릴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나 자신의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움직임을 문제없이 재현해 준다는 점은 게이머 입장에서는 반가운 부분이다.
기본기와 편의성에 신경을 쓴 제품
누누이 언급하지만 ‘임퍼레이터’를 사용한다고 해서 초보가 중수가, 중수가 고수가 되는 마법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앞서 말한 대로 필자 역시 이 제품으로 게임을 즐기며 게임 성적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는 일은 겪어보지 못했다(필자의 실력이 떨어지는 탓일 수도 있겠지만, 사용 전, 후를 비교했을 때도 수치상으로 현저하게달라진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게임을 즐기면서 ‘불편하다’, ‘어딘가 어색하다’는 느낌은 찾기 어려웠다. 조금은 큰 제품 외형으로 인해 기존 제품과는 사뭇 다른 그립감이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낯선 물건을 사용할 시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익숙함의 문제일 뿐, 제품 자체의 문제로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런 그립감에 익숙해질 즈음이면, 마우스가 제공하는 빠르고 정밀한 움직임과 단축버튼 설정을 통해 편안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글 / 김한준(endoflife81@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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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에게 있어서 마우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축구선수들에게 축구공이 차지하는 비중과 같다고도 할 수 있다. 실제로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새로운 공인구 ‘자블라니’ 때문에 얼마나 많은 선수가 공을 허공으로 날렸던가. 마우스 역시 마찬가지. 달라진 마우스 감도와 환경 때문에 게이머들에게는 자신의 생각과는 다른 곳에 소총을 발사하고, 엉뚱한 유닛을 클릭하는 등의 답답한 상황이 종종 펼쳐지고는 한다.
이런 게이머들을 위해 ‘레이저’에서 하이엔드 게이밍 마우스 ‘임퍼레이터(Imperator)’를 선보였다. 황제, 대장군, 최고 사령관을 뜻하는 고대 로마어 ‘임페리움’에서 유래한 단어를 이름으로 차용한 제품답게 ‘임퍼레이터’는 상당히 높은 성능을 뽐내는 제품이다.
7개의 버튼으로 구성된 기본에 충실한 외관
‘임퍼레이터’는 측면부와 감도 조절 버튼은 유광, 그 이외의 부분은 무광으로 처리되었고 전반적으로 검은색을 띠고 있다. 휠 버튼과 본체에 새겨진 로고에는 LED를 통해 푸른빛이 감돈다. 기존 레이저의 게이밍 마우스 디자인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버튼은 좌, 우, 휠 버튼과 휠 버튼 아래에 위치한 DPI(Dot Per Inch, 마우스의 감도를 나타내는 단위) 조절 버튼 2개, 좌측면에 위치한 버튼 2개 등 총 7개가 존재한다. DPI 조절 버튼을 통해 게임 중에도 실시간으로 DPI를 단계적으로 변화시켜 마우스 포인터의 속도를 바꿀 수 있다. 즉, 이 기능과 게임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마우스 감도 조절 기능을 통해 보다 섬세하게 마우스의 감도를 설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한 가지 특징이라면, 마우스 바닥에 있는 스위치를 이용해 좌측면에 있는 버튼의 위치를 엄지손가락 길이에 맞게 3단계에 걸쳐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임퍼레이터’의 크기는 일반적인 성인 남성의 손에 딱 맞는 정도의 크기이며, 손의 굴곡에 맞게 디자인되어 있어 손으로 잡았을 시에 이질감 없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고성능 게이밍 마우스라는 이름으로 나온 제품 중에는 다양한 기능을 넣다 보니 제품의 크기가 커져, 정작 게임할 때에는 불편한 제품들도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런 점은 분명한 장점이라 하겠다.
최대 5개의 설정을 기억하는 똑똑한 녀석
‘임퍼레이터’의 박스를 보면 가장 눈에 들어오는 문구가 ‘3.5G 레이저 센서’와 ‘5600 DPI’다. 아무래도 이런 수치들은 마우스의 성능을 홍보할 때 가장 흔히 쓰이는 단위들이기 때문에, 이러한 정보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들도 어렴풋이 ‘숫자가 크면 좋은 제품’이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그렇다면 ‘임퍼레이터’는 막연히 센서의 민감도와 해상도가 높기 때문에 좋은 제품일까? 엄밀히 말하자면 틀린 말은 아니다. 이는 마우스가 사용자의 의도대로 오차 없이 움직이며, 빠르고 세밀한 움직임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세밀하게 작동한다는 것만이 ‘임퍼레이터’의 장점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높은 DPI가 아닌, 자신에 맞춘 마우스 설정을 최대 5개까지 마우스 자체에 저장하여, 어느 PC에서나 그대로 불러와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임퍼레이터’에는 자체 메모리가 내장되어 있어, 설정 프로그램을 통해 설정한 다양한 프로필과 버튼 설정 등을 저장시켜두고, 원하는 프로파일을 마우스 바닥에 위치한 버튼으로 불러와 사용할 수 있다. 즉, 각각 다른 마우스 설정을 필요로 하는 FPS(총쏘기) 게임과 RTS(시뮬레이션) 게임을 번갈아 가며 즐길 때에도, 설정에 공을 들이지 않고 곧바로 게임에 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이러한 기능은 게임이 아닌 일반적인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에도 유용하다. 예를 들자면, 일반적으로 인터넷을 사용할 경우가 아니면 활용도가 떨어지는 마우스 좌측면의 버튼에 단축키 기능을 할당해 두고, 워드프로세서나 그래픽 작업 시에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별것 아닌 거 같지만 작업 효율성을 높여주는 이러한 기능은 게이머가 아닌 일반 사용자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에서의 활용도는 어떨까?
일반 프로그램에서의 활용도가 높다고 하지만 ‘임퍼레이터’는 누가 뭐래도 게이밍 마우스이다. 게임을 즐길 시, 게이머가 얼마나 게임을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다행히도 ‘임퍼레이터’가 가장 빛을 발하는 순간은 게임을 즐길 때다. 마우스를 고속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잦은 RTS 게임이나 FPS 게임을 즐길 시, 저가형 마우스에서는 포인터의 움직임이 밀린다거나, 게임 화면이 마우스의 움직임을 따라오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지만, ‘임퍼레이터’는 최대 5,200DPI의 감도 덕분에 이런 현상을 철저하게 방지하여 빠르고 정확한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높은 해상도로 인한 빠른 이동 속도와 정밀함 이외에도, 제품 자체가 가진 버튼 설정 기능과 감도 조절 기능 역시 게임 플레이에 크게 도움을 주는 것을 알 수 있다. 버튼 설정 기능은 RTS 게임에서 진정한 효과를 발휘한다. 부대 지정이나 많이 쓰이는 유닛 생산 명령을 버튼에 할당해, 좀 더 빠르고 편하게 컨트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매돼 화제를 낳고 있는 ‘스타크래프트 2’를 즐길 때에도 이런 효과는 톡톡히 발휘된다. ‘스타크래프트 2’는 3D 그래픽으로 그려지고 많은 수의 유닛이 화려한 이펙트를 뿜어대며 화면에 등장하는 탓에, 전작에 비해 정확한 유닛 식별과 선택이 조금은 어려워진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임퍼레이터’로 즐겨 본 ‘스타크래프트 2’는 어떨까? 결과부터 말하자면 게임의 승, 패 비율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당연한 말이다. 홈런 못 치는 야구 선수가 방망이 하나 바꿨다고 홈런을 펑펑 날리지는 못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말이다.
하지만 보다 편하게 게임을 운용할 수 있었음은 부정할 수 없다. 많은 수의 유닛 중에 원하는 유닛 하나를 선택할 때도 ‘임퍼레이터’는 마우스 포인터가 밀리는 일 없이 손의 움직임에 정확히 반응했다. 평소 마우스가 밀리는 현상에 민감한 필자는 산뜻한 기분마저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럼 FPS 게임에서는 어떨까? 개인적으로 가장 능숙하게 즐길 수 있는 FPS 게임인 ‘아바’를 플레이해봤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임퍼레이터’의 감도 조절 기능은 특히나 스나이퍼 병과를 운용할 경우에 많은 도움이 됐다. 적과의 거리와 위치에 따라, 마우스 감도를 조절해가며 명중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스나이퍼 병과가 아닌 포인트맨이나 라이플맨을 사용할 시에도, 높은 해상도 덕분에 소위 ‘끌어치기’라고 하는 FPS 게임 특유의 조작법을 보다 섬세하게 적용할 수 있었다. 즉, 탄착군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행동이 좀 더 편리했다는 뜻이다. 감도가 떨어지는 마우스였다면 미세하게 움직이는 마우스의 이동 경로가 게임 화면에 그대로 반영되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
필자는 손가락 끝을 마우스에 가볍게 올려놓고, 미세한 움직임은 손가락, 빠른 움직임은 손목을 이용하는 ‘핑거 그립’을 사용한다. ‘핑거 그립’의 단점은 세밀한 움직임을 취할 수 있지만, 반대로 빠른 움직임을 취할 때는 다른 파지법에 비해 속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임퍼레이터’는 높은 해상도로 인해 빠르면서도 정확한 움직임을 취할 수 있어, ‘핑거 그립’이 갖고 있는 이러한 단점을 어느 정도는 상쇄시켜 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마음대로 적들을 픽픽 쓰러트릴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나 자신의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움직임을 문제없이 재현해 준다는 점은 게이머 입장에서는 반가운 부분이다.
기본기와 편의성에 신경을 쓴 제품
누누이 언급하지만 ‘임퍼레이터’를 사용한다고 해서 초보가 중수가, 중수가 고수가 되는 마법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앞서 말한 대로 필자 역시 이 제품으로 게임을 즐기며 게임 성적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는 일은 겪어보지 못했다(필자의 실력이 떨어지는 탓일 수도 있겠지만, 사용 전, 후를 비교했을 때도 수치상으로 현저하게달라진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게임을 즐기면서 ‘불편하다’, ‘어딘가 어색하다’는 느낌은 찾기 어려웠다. 조금은 큰 제품 외형으로 인해 기존 제품과는 사뭇 다른 그립감이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낯선 물건을 사용할 시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익숙함의 문제일 뿐, 제품 자체의 문제로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런 그립감에 익숙해질 즈음이면, 마우스가 제공하는 빠르고 정밀한 움직임과 단축버튼 설정을 통해 편안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글 / 김한준(endoflife81@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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