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의 사행성 논란, 게임 업계는 안전한가?

입력 2010-09-29 18:3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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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방송된 MBC의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출연진들이 고스톱을 치는 장면이 방영된 이후 네티즌들 사이에서 '사행성'이라는 단어가 다시 한 번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방송 전체의 비중에서 볼 때 고스톱을 치는 장면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인기 프로그램에서 고스톱을 쳤다는 장면 그 자체가 문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소동은 고스톱으로 대변되는 사행성 게임이 전면적으로 노출되는 것에 대해 대중들이 얼마나 민감하게 받아들이는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사행성 게임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은 자연스레 게임으로 옮아가고 있다. 예능에서 불거진 문제가 왜 게임 업계로 넘어가느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겠지만, 지난 2006년 벌어진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로, '게임=사행성'이라는 게임 업계들에겐 다소 억울할 수 있는 꼬리표가 대중들의 인식에 박혀버린 탓이다.

온라인게임 서비스 업체들 역시 이런 대중들의 인식을 의식해서인지 지속적으로 이런 인식의 전환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를 위해 게임사들은 사회 환원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사행성 게임으로 분류되는 고스톱과 포커 등 웹보드 게임의 매출을 의식적으로 줄이려는 노력도 함께 펼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끝에 한게임과 넷마블의 웹보드게임의 매출 비중이 점차적으로 하향세를 그리고 있는 것이 이런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대중들이 게임에 갖는 부정적인 인식을 중화하기 위한 업계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고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게임 업계가 전반적으로 이미지 쇄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그런 시류에 반하는 움직임 역시 포착되고 있어, 업계 내외로 자정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달, 자사의 2/4분기 매출을 공개한 네오위즈게임즈가 발표한 자사의 2분기 매출액은 93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이런 매출 호조로 네오위즈게임즈는 자사의 연매출 목표액을 3천 400억 원에서 4천 200억 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시장 전체가 불황에 휩쌓인 상황에서 연매출 목표액을 800억 원이나 상향했다는 것은 관계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매출 증대의 원인으로 고스톱, 포커 등으로 대변할 수 있는 웹보드게임의 매출 상승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네오위즈게임즈는 지난 7월 28일 실시한 자사의 컨퍼런스 콜을 통해서 웹보드 게임의 연매출 목표를 당초 95억 원에서 115억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공시자료의 연매출액 상향의 원인으로 '콘텐츠 강화, 채널링 서비스 전략을 통한 웹보드 매출 증가'를 꼽기도 했다. 스스로 자사의 매출 상승에 웹보드게임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인정한 셈이다.

게임업계 전반적으로 이미지 쇄신을 위해 웹보드게임에 대한 비중을 줄이고 인식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네오위즈게임즈의 움직임은 게임 업계의 이미지 쇄신 노력과 반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2006년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사행성 게임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크게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라며, "'오이밭에서 신발 끈을 고쳐매지 말라'는 속담도 있듯이, 업계 이미지 쇄신을 위해서는 오해의 소지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업계가 같은 방향의 움직임을 보여 이러한 오해를 털어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김한준 게임동아 기자 (endoflife81@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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