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백의 슬림형 PC 케이스 , GMC C-90

입력 2012-05-31 15:4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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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 PC를 애용하는 소비자 중 상당수는 CPU나 메모리, 그래픽카드의 성능에 관여된 기본사양을 우선 정하고 케이스와 같은 외형적인 요소는 나중에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일부 소비자들의 경우, 내부 기본사양을 정한 후 케이스는 그냥 적당히 싼 것으로 해달라고 매장에 이야기 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PC가 가정의 필수품이 된 이상, 외형적인 요소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은 손해다. CPU나 그래픽카드를 고르듯, 케이스 역시 신경을 써주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다.

PC 케이스를 분류하는 기준은 일단, 제품 크기다. 조립 PC는 내부 공간이 넓어 부품의 선택폭이 넓고 통풍이 원활한 ‘미들타워’ 케이스가 일반적으로 많으며, 브랜드 PC는 크기가 작아 공간 활용성이 높은 ‘LP(Low Profile)형 슬림 케이스(일명 초슬림 케이스)’가 많다. 다만 미들타워 케이스는 자리 즉,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점이, LP형 슬림 케이스는 고성능 부품을 탑재하기 어렵고 통풍이 어려운 점이 단점이다.

그래서 양쪽의 특징을 고루 가진 케이스를 찾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이 바로 슬림 케이스다. 일반형 슬림, 혹은 준 슬림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이 제품군은 미들타워 케이스보다 크기는 작지만, LP형 슬림 케이스보다는 (탑재할 수 있는) 부품 선택의 폭이 넓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할 지엠코퍼레이션(이하 GMC)의 ‘C-90’이 바로 그런 제품이라 할 수 있다.

순백의 컬러에 꽃무늬 디자인으로 멋 부려

GMC의 C-90은 135(폭)x325(높이)x385(깊이)mm 사이즈의 슬림형 케이스다. 최근 PC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검정색이 아닌 흰색을 띄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흰색 색상이 많은 점은 아무래도 여성들이 슬림형 PC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한 듯하다. 케이스 전면 우측에 꽃무늬를 넣은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C90은 전반적으로 흰색이면서 전면 가운데를 수직으로 가로지르는 바(bar), 그리고 전원 버튼을 둘러싼 부분 및 ODD(광 드라이드) 버튼을 은색으로 처리해 포인트를 줬다. 그리고 전면 우측의 꽂무늬 부분을 투명 플라스틱으로 덮어 나름 멋을 부렸다. 이 정도면 화려하다고까지는 할 수 없겠지만, 누가 봐도 깔끔하다는 느낌을 받을 것 같다.

전면 우측 하단의 커버를 열면 음성 입력/출력 포트(HD 오디오 규격) 및 리셋 버튼, 그리고 2개의 USB 2.0 포트가 모습을 드러낸다. 요즘 케이스라면 이 정도는 기본이다. USB 3.0 지원 포트까지 갖췄다면 더 좋았겠지만, 불과 25,000원(2012년 5월 인터넷 최저가 기준) 정도에 팔리고 있는 이 제품의 가격을 생각해 본다면 그건 너무 큰 욕심일 것이다.

그리고 내장형 카드리더(예전에는 플로피디스크 드라이브)를 장착할 때 쓰는 전면 3.5인치 드라이브 베이가 없는 것도 약간은 아쉽다. 다만, 이는 다른 슬림형 케이스에도 종종 생략되곤 하며, 이를 생략한 덕분에 깔끔한 전면 디자인을 얻었다고 생각한다면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대형 그래픽카드도 문제 없이 장착

조립 PC용 케이스라면 외형 못지 않게 내부 구조도 중요하다. PC 케이스의 내부구조를 평가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은 얼마나 많은 부품을 설치할 수 있는지, 그리고 조립은 얼마나 편리한지의 여부다(이는 내부 공간이 좁은 슬림형 케이스에겐 불리한 사항이기도 하다). C-90은 미들타워 케이스에서 사용하는 ATX 규격보다 크기가 작은 마이크로 ATX 규격의 메인보드(주기판)와 파워서플라이(전원공급장치)만 탑재할 수 있다. 이 점은 다른 슬림형 케이스와 같다.

다행히도 C-90은 그래픽카드를 탑재하는 공간에 제법 여유가 있다. 미들타워 케이스에서 쓰는 일반 사이즈의 그래픽카드와 호환되며, 최대 340mm 길이의 기판을 가진 대형 그래픽카드도 문제 없이 장착할 수 있다. 참고로, 그래픽카드는 게임 구동 능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과거 일부 슬림형 케이스 중에는 내부 공간의 협소함 때문에 기판이 큰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장착하지 못하곤 했기에, 이는 C-90의 주요 장점 중 하나다.

그리고 상당수의 슬림형 케이스가 하드디스크 1개만 장착할 수 있는 구조라 여러 개의 하드디스크를 장착하고자 하는 사용자에게 아쉬움을 주곤 했다. 하지만, C-90은 2개의 하드디스크를 장착할 수 있어 위와 같은 걱정을 덜었다. 아무튼 기본적으로 고성능 PC를 구성하는데 큰 무리가 없는 구조다.

조립 편의성도 이 정도면 합격점

조립 편의성 면에서도 슬림형 케이스 치고는 괜찮은 점수를 줄만하다. 내부가 비좁은 슬림형 케이스로 PC를 조립하는데 가장 큰 난관은 하드디스크와 ODD를 탑재하는 과정이다. C-90의 경우, 하드디스크와 ODD 결합부를 완전히 분리해 외부에서 두 드라이브의 장착과정을 별도로 끝낼 수 있다. 이 과정을 끝낸 후 한번에 케이스에 장착하는 구조를 도입했다. 다른 슬림형 케이스보다 한결 편리한 구조다.

그리고 케이스 내부의 각 철판 끝 부분을 둥글게 처리해 날카로운 부분을 거의 없앴다. 때문에 조립이나 정비 과정 중에 손 베일 염려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소하지만 큰 배려다.

케이스 내부의 열 배출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케이스 전면에 흡기용 냉각팬, 후면에 배기용 냉각팬을 각각 배치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하지만, C-90은 전면이 막혀있는데다 냉각팬도 후면에 1개(60mm 규격)뿐이다. 대신 케이스 상단과 하단, 그리고 측면에 통풍구를 마련했으며 사용자가 별도로 1개의 냉각팬을 추가로 구매해 장착할 수 있게 했다. C-90의 통풍 구조에 대해서는 만족과 아쉬움이 엇갈린다.

보급형 케이스의 미덕

GMC의 C-90은 디자인이나 크기, 그리고 전반적인 기능 면에서 여타의 슬림형 케이스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다만 그 와중에도 내부 공간 활용성이나 조립 편의성과 같은 세세한 면에 좀 더 신경을 씀으로써 조금이라도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고자 한 흔적이 보인다. 2만 원대 중반의 보급형 PC 케이스는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에 이런 조그마한 차이가 의외로 크게 느껴질 수 있다. 물론, C-90을 사용한다면 무릎을 칠 청도로 감탄할만한 신기술이나 획기적인 디자인을 느끼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본전 생각이 나지도 않을 것 같다. 이런 것이 바로 보급형 케이스의 미덕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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