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은 미국 루이지애나 제철소 건설을 포함해 전기차, 로봇 등 3대 핵심 분야에 걸쳐 총 26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제공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미국 루이지애나 제철소 건설을 포함해 전기차, 로봇 등 3대 핵심 분야에 걸쳐 총 26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제공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4년간 총 260억 달러(약 35조 원) 규모의 대규모 전략 투자를 단행한다. 지난 3월 발표했던 210억 달러보다 50억 달러 증액된 수치로, 미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 발맞추는 동시에 모빌리티 비즈니스와 미래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차원이다.

이번 투자는 단순한 자본 투입을 넘어 미국 내 전략 산업 중심에 한국 기업이 직접 참여함으로써 한·미 양국 간 경제 협력 심화 및 공급망 재편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제철, 자동차, 로봇을 핵심 축으로 미국 내 생산과 기술 거점을 확대하고, 전기차 및 로봇 생태계 중심으로 신사업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

● 제철·완성차·로봇 ‘미래형 밸류체인’ 구축
현대차그룹의 미국 투자 핵심은 ▲루이지애나 제철소 건설 ▲미국 내 자동차 생산 확대 ▲로봇 허브 구축 등 3대 전략 분야다.우선 현대차그룹은 루이지애나 주에 연 270만 톤급 전기로 기반의 제철소를 신규 설립한다. 이 제철소에서는 자동차 및 전략산업에 필요한 저탄소 고품질 강판을 현지에서 직접 생산한다. 이를 통해 그룹은 철강부터 부품, 완성차까지 이어지는 미국 내 완결형 밸류체인을 형성하게 된다.

완성차 부문도 큰 폭으로 확대된다. 지난해 기준 약 70만 대 수준이었던 미국 내 완성차 생산 규모를 전기차, 하이브리드, 내연기관차 등 전 라인업으로 확대해 미국 소비자의 다양한 수요에 더욱 빠르고 정밀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로봇 부문에서는 연 3만 대 생산 능력을 갖춘 로봇 공장을 신설한다. 신규 공장은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로봇 생태계 거점이자, 향후 자율주행·AI·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등과 연계된 융복합 기술 허브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 미래기술 집중 투자
현대차그룹은 로봇 외에도 자율주행, AI, SDV 등 미래 기술 영역에서 미국 현지 기업과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 등 그룹 산하 미국법인의 사업화에도 속도를 낸다.

부품·물류 계열사들도 현지 설비를 증설해 부품 현지화율을 높이고, 배터리팩 등 전기차 핵심 부품의 미국 내 조달을 추진해 완성차와 부품사 간 공급망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대미 투자를 통해 미국 정부의 공급망 안정 전략에 부응하고, 동시에 한국 기업의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국내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인 연간 24조 3000억 원의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지난해 20조 4000억 원보다 19% 이상 늘어난 규모로, ▲연구개발(R&D) 11조 5000억 원 ▲경상 투자 12조 원 ▲전략 투자 8000억 원이 포함됐다. 특히 전기차(EV) 생산 거점 확충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올해 하반기 기아 화성 EVO 플랜트가 완공되면 고객 맞춤형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전기차가 본격 생산된다.

2026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에서는 초대형 SUV 전기차를 포함해 다양한 모델이 양산될 예정이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은 국내·외를 아우르는 이중 투자 전략을 통해 ‘모빌리티 혁신 허브’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