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폐광지역에 문화의 불 지폈다

희망이음콘서트에서 뮤지컬배우 김소현과 한빛예술단이 공연하고 있다 강원랜드 제공

문화가 닿기 어려운 폐광지역에 공연의 불빛이 켜졌다.
강원랜드 사회공헌재단이 올해 3월부터 이어온 ‘2025년 문화활성화 공연사업’을 태백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희망이음콘서트’로 마무리했다.

이번 사업은 강원랜드 사회공헌재단이 문화 접근성이 낮은 폐광지역 주민들에게 공연 예술을 경험할 기회를 넓히기 위해 추진한 것으로, 한 해 동안 총 11회 공연을 무료로 선보였다. 재단에 따르면 올해 누적 관람객은 4100여 명, 평균 관람률은 91%, 전체 만족도는 98%로 집계됐다.

태백에서 열린 마지막 무대 ‘희망이음콘서트’는 국내 유일 시각장애인 전문연주단 한빛예술단이 명작영화 OST를 오케스트라로 연주하는 공연이었다. 캐리비안의 해적, 라이온킹, 알라딘, 타이타닉 등 작품 속 장면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레퍼토리가 이어지며 객석의 반응도 뜨거웠다. 뮤지컬배우 김소현이 특별 게스트로 올라 한빛예술단과 함께 협연을 펼친 순간도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현장에서는 설문 이벤트도 마련돼 아이패드와 지역상품권 등 지역밀착형 경품이 제공됐다.

관객들 사이에서는 “무료 공연이지만 완성도는 매우 높은 편”, “폐광지역에서도 이런 무대를 볼 수 있다는 게 기쁘다”, “김소현 출연이라니 기대 이상이었다”, “한빛예술단 공연은 들을 때마다 울림이 있다”, “내년에도 이런 공연이 계속되면 좋겠다”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올해 재단이 선보인 프로그램은 장르와 연령층을 폭넓게 고려한 구성으로 마련됐다. 클래식 음악과 그림책을 접목한 ‘클래식 그림책 콘서트’, 역사교육 요소를 결합한 뮤지컬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안중근’, 구연동화와 시각장애인 연주가 함께하는 공연 ‘조금은 특별한 피노키오’ 등 세대 간 문화 체감 격차를 줄이기 위한 공연들이 이어졌다.

재단은 이번 공연사업이 폐광지역 주민들의 문화 접근권을 확대했을 뿐 아니라, 아동·청소년 교육효과와 장애 인식 개선 등 사회적 가치 확산에도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최철규 이사장은 “문화활성화 공연은 지역 내 문화 격차를 줄이고 생활문화 기반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폐광지역의 일상 속에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도록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강원랜드 사회공헌재단은 공연사업 외에도 탄광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보존하기 위한 ‘탄광문화유산지원사업’, 지역 주민이 주체가 되는 ‘지역특화 문화활동 지원사업’을 운영하며 폐광지역의 문화자원이 지역 가치 재생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