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국빈만찬 연주자 윤은화, ‘五굿 : 경계를 여는 소리’ 무대

[스포츠동아 ｜ 양형모 기자] 국내 최고의 양금 연주자 윤은화가 12월 24일 오후 7시 30분 서울 김희수아트센터 SPACE1에서 단독공연 ‘五굿 : 경계를 여는 소리’를 연다. 같은 날 정오에는 디지털 싱글 ‘윤은화류 양금산조’도 공개된다. 공연과 음원이 하루 안에 만나는 자리다.

윤은화는 최근 경주에서 열린 APEC 한·중 정상회담 국빈만찬 무대 연주자로 이름을 올리며 주목받았다. 미국 링컨센터, 포르투갈 WOMEX, 스페인 MMVV 등 세계 무대 경험을 이어온 그는 이번 공연에서 굿의 장단과 양금의 울림을 결합한 의례 음악을 처음 선보인다.

중앙대에서 음악학 박사 학위를 받은 윤은화는 현재 세계양금협회 이사, 한국양금협회 회장, 국제양금예술연합회와 아시아양금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한국양금앙상블 대표이자 밴드 동양고주파 멤버로 활동하며 연주, 창작, 연구, 교육을 함께 이어가고 있다. 2021 수림뉴웨이브 대상, 2015 전주세계소리축제 소리프론티어 대상 등 수상 경력도 보유했다.

이번 공연 ‘五굿 : 경계를 여는 소리’는 굿이 지닌 본래 의미에서 출발한다. 굿은 막힌 길을 소리로 열어온 의례다. 윤은화는 서양에서 건너와 한국에 뿌리내린 양금을 ‘경계의 악기’로 바라본다. 두 세계 사이에 놓인 악기의 성격은 그의 삶과 맞닿아 있다.

공연 제목의 ‘五굿’은 다섯 개의 굿이자, 다섯 개의 ‘양’을 뜻한다. 揚·洋·兩·養·陽이라는 다섯 의미가 황해도굿, 동해안별신굿, 서울굿, 경기도당굿, 제주굿과 만난다. 서로 다른 의례의 성격이 하나의 무대로 이어지며 현대적 의례 음악으로 재구성된다.

무대는 다섯 장으로 구성된다. 〈揚〉에서는 시작의 두드림이 울린다. 〈洋〉에서는 바다를 건너는 이동의 시간이 펼쳐진다. 〈兩〉에서는 도시 속 고립과 개량 양금의 탄생을 다룬다. 〈養〉에서는 공동체의 울림이 더해지고, 마지막 〈陽〉에서는 빛과 내일을 향한 소리가 무대를 채운다. 이 공연에서 양금은 연주 악기를 넘어 제단이자 문으로 존재한다.

이번 무대의 예술감독은 윤은화가 직접 맡았다. 연출은 박범태, 기획은 설현주, 구성은 한윤지가 담당했다. 타악과 소리는 박범태와 조한민, 타악에는 이창현과 이종섭, 피리는 박준구, 대금은 윤석만이 함께한다. 공연은 서울특별시와 서울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공연과 함께 공개되는 디지털 싱글 ‘윤은화류 양금산조’는 새로운 유파를 제시하는 창작 산조다. 전통 양금으로 피리 한 길의 길이를 기반 삼아 산조 형식을 구현했다. 음원은 공연의 울림을 시간과 공간 너머로 이어간다. 해당 음원은 전통음악 음반을 유통하는 국설당을 통해 발표된다.

기획자 설현주는 “12월 24일 공연은 윤은화 활동의 새로운 첫 페이지”라며 “이어지는 창작과 기록이 전통음악의 문을 더 많이 열 것”이라고 전했다. 윤은화는 앞으로도 양금 산조 연구와 공연 프로젝트, 글로벌 무대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공연은 만 7세 이상 관람 가능하며, 전석 2만원. 예매는 NOL티켓에서 진행된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