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종센트럴이비인후과 임채영 원장
감기는 코막힘, 콧물, 기침, 인후통, 미열 등을 동반하다가 대개 며칠에서 일주일 정도 지나면 서서히 호전된다. 하지만 감기가 나은 듯한데도 누렇거나 초록빛을 띠는 콧물이 계속 나오고 코막힘, 얼굴 통증이 오래 이어진다면 단순 감기 후유증으로만 보기 어렵다. 이 경우 흔히 축농증으로 불리는 급성부비동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급성부비동염은 코 주변 얼굴 뼛속 공간인 부비동에 급성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대부분 감기나 급성 비염 같은 상기도 감염 이후 발생한다. 감기나 비염으로 코점막이 붓고 부비동 배출구가 막히면 점액이 고이게 된다.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 감염에 이어 세균이 증식하면 염증이 심해지고 농성 분비물이 생길 수 있다.
감기와 급성부비동염은 초기 증상이 비슷하지만 경과에서 차이를 보인다. 일반 감기는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점차 완화되는 반면 급성부비동염은 콧물과 코막힘이 10일 이상 지속되거나 오히려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좋아지는 듯하다가 다시 열이 나거나 얼굴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 세균성 부비동염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농성 콧물과 코막힘이다. 콧물이 맑지 않고 누렇거나 녹색을 띠며 코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가 동반되기도 한다. 이에 따라 목에 가래가 낀 듯한 느낌, 기침, 인후통이 이어질 수 있다. 코가 막히면서 콧소리가 나고 냄새를 잘 맡지 못하거나 이상한 냄새가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얼굴 통증과 압박감도 중요한 신호다. 부비동 위치에 따라 볼, 눈 사이, 이마 부위가 무겁고 눌리는 듯 아플 수 있으며 머리를 숙일 때 통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염증이 심하면 미열, 두통, 피로감, 권태감이 동반되기도 한다.
급성부비동염은 바이러스 감염이 가장 흔한 원인이지만 일부는 세균 감염으로 진행된다. 알레르기 비염, 만성 비염, 비중격만곡증처럼 코막힘을 유발하는 기저 질환이 있으면 부비동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발생 위험이 커진다. 흡연, 미세먼지 노출, 면역 저하 상태도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드물게 치아 염증이 상악동으로 퍼져 발생하기도 한다.
진단은 증상과 병력 확인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감기 이후 증상이 얼마나 지속됐는지, 콧물 색과 양상, 얼굴 통증, 발열 여부 등을 모두 살핀다. 이비인후과에서는 비강 진찰이나 코 내시경 검사를 통해 코안의 점막 상태와 부비동 입구 주변의 농성 분비물 여부를 확인한다. 증상이 심하거나 반복되는 경우, 합병증이 의심되는 경우 부비동 CT 등 영상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부비동염 치료는 증상의 정도와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증상이 가볍고 바이러스성으로 보이는 경우 진통제, 해열제, 식염수 코 세척, 충분한 수분 섭취 등 대증치료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다. 생리식염수 세척은 비강 내 점액과 염증 물질을 씻어내고 분비물 배출을 돕는 데 도움이 된다. 얼굴 통증이 있을 때는 온찜질이나 상체를 세운 휴식도 증상 완화에 보탬이 될 수 있다.
반면 세균성 부비동염이 의심되면 항생제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10일 이상 증상이 지속되거나 고열, 심한 안면통이 동반되는 경우, 호전되던 증상이 다시 악화하는 경우 진료를 통해 치료 방향을 정해야 한다. 비강 스테로이드 스프레이는 코점막 염증을 줄이고 부비동 배액을 돕기 위해 사용될 수 있다. 다만 코막힘 완화를 위한 비점막 수축제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 오히려 코막힘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급성부비동염은 대부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4주 이내에 회복된다. 그러나 방치하면 만성부비동염으로 이어지거나 드물게 염증이 눈 주변, 귀, 두개 내로 번질 수 있다. 눈꺼풀이 붓고 붉어지거나 심한 두통과 고열, 시야 이상, 의식 저하 등이 나타난다면 즉시 진료가 필요하다. 부비동염을 예방하려면 감기와 비염을 초기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 씻기,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사로 면역력을 유지하고 알레르기 비염, 비중격만곡증처럼 코막힘을 반복시키는 요인이 있다면 함께 치료해야 한다.
이처럼 감기가 완전히 치유된 이후에도 진한 콧물, 코막힘, 그리고 얼굴의 통증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감기 후유증으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증상이 10일 이상 계속되거나 오히려 악화할 때에는 급성 부비동염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반드시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영종센트럴이비인후과 임채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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