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을 넘은 새 전설의 탄생…NC 손아섭, 프로야구 통산 최다안타 작성

입력 2024-06-20 21: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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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손아섭이 20일 잠실 두산전 6회초 2사 후 KBO리그 개인통산 최다인 2505번째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NC 다이노스 손아섭(36)이 한국프로야구의 역사를 새로 쓰며 또 한 명의 ‘살아있는 전설’이 됐다.

손아섭은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원정경기에서 0-2로 뒤진 6회초 2사 후 3번째 타석에서 라울 알칸타라로부터 좌전안타를 빼앗았다. 볼카운트 1B-2S에서 6구째 시속 133㎞짜리 포크볼을 결대로 밀어쳤다.

전날(19일) 2개를 추가해 개인통산 2504개로 KBO리그 통산 안타 1위였던 박용택(45·은퇴)과 어깨를 나란히 한 손아섭은 이로써 하루 만에 당당히 1인자로 올라섰다. 2007년 프로 데뷔 이후 18시즌 2044경기 3만8834타석 만에 리그에서 역대 가장 많은 안타를 때린 선수가 됐다. 2505안타 중 2루타는 440개, 3루타는 34개, 홈런은 181개다.

20일 잠실 두산전 6회초 2사 후 개인통산 2505안타 신기록을 달성한 NC 손아섭(왼쪽 2번째)이 박건우, 박용택, 두산 양석환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손아섭의 대기록을 축하하는 행사가 경기 도중 펼쳐졌다. 6회초 NC 공격이 마무리된 뒤 손아섭은 백스톱에서 임선남 NC 단장으로부터 기념패를 받았다. NC는 대한민국 최고의 교타자라는 의미에서 야구배트와 소총을 결합해 X자로 교차시키고, 배트노브 부분에는 손아섭 배트의 상징인 테이핑과 왕(王)자를 표시한 상패를 특별 제작했다.

두산 선수들도 덕아웃 앞으로 나와 대기록 달성을 축하해줬다. 특별한 축하손님도 경기장을 찾았다. 손아섭 이전 기록 보유자인 박용택 해설위원이 강인권 NC 감독, 양석환 두산 주장과 함께 꽃다발을 건넨 뒤 기념촬영을 했다.

두산 주장 양석환(왼쪽)이 KBO리그 개인통산 최다안타 기록을 수립한 손아섭에게 축하 꽃다발을 건네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이날 손아섭이 달성한 기록의 가치는 엄청나다. 부상 없이 꾸준히 경기에 나서야 하고, 장기간 정상급 기량을 유지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후배들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기 위해선 끊임 없는 노력을 통해 자신의 자리도 지켜야 한다. 손아섭은 그렇게 18년간 프로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하고,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음식관리도 철저히 하는 등 여전히 ‘운동에 진심’이다.

그 덕분에 주전으로 발돋움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 시즌 100경기 이상을 뛰면서도 빼어난 기량을 유지했다. 2016년부터 2023년까지는 8시즌 연속 150개 이상의 안타를 때렸다. 2021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로 NC 이적을 결정한 이유도 꾸준한 출전 기회를 통해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강인권 감독은 “손아섭은 재능, 노력, 자기관리, 성실함 등이 어우러져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향후 몇 년은 더 정상급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 3000안타도 도전해볼 만하다”고 칭찬했다.

손아섭에게 남은 첫 번째 목표는 우승이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르면서 그는 한국시리즈에 대한 간절함을 드러냈다. 플레이오프에서 KT 위즈에 밀려 뜻을 이루지 못한 뒤에는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NC와 남은 계약기간 반드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겠다는 각오다. 아울러 3000안타를 향해서도 달린다. 또 한 명의 전설이 된 손아섭의 안타행진은 현재진행형이다.

20일 잠실 두산전 6회초 2사 후 개인통산 2505안타를 달성한 NC 손아섭이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경기를 마친 뒤 그는 “막상 안타를 치고 나니 멍했다. 그래도 그동안 고생하고 노력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받아 기분은 좋았고, 영광이었다”며 “끝이 아니다. 아직 야구할 날이 많다. 야구를 하는 과정에서 이뤄낸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데뷔 첫 안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역전 2루타를 쳤다. 스타트를 잘 끊어 꾸준하게 잘하게 된 것 같다”며 “3000안타 생각은 못해봤다. 의식하면 욕심이 생기고, 역효과가 난다. 지금처럼 매 경기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자신을 천재형 타자는 아니라고 한 그는 “나에게 엄격했던 게 오늘이 있었던 비결인 것 같다.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잠실|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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