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한국오픈 4라운드 3번 홀에서 아이언 샷을 하고 있는 김민규. 사진제공 | 대회조직위
한국프로골프(KLPGA) 투어를 대표하는 2001년생 ‘젊은 피’ 김민규가 2년 만에 한국오픈 패권을 탈환하며 국내 남녀 골프대회를 통틀어 최고액인 우승상금 5억 원을 품에 안았다.
김민규는 23일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CC 아웃‧인 코스(파71)에서 열른 내셔널 타이틀 ‘코오롱 제66회 한국오픈’(총상금 14억 원‧우승상금 5억 원)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5개, 보기 2개를 묶어 5타를 줄였다. 나흘간 최종합계 11언더파 273타를 기록해 송영한(8언더파)를 3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2022년 한국오픈에서 주민규와 3차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첫 승을 거둔 김민규는 지난 2일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에서 2년 만에 우승을 보탠 후 상승세를 몰아 2년 만에 한국오픈 트로피를 되찾고 포효했다.
통산 3승을 달성해 5억 원과 함께 다음달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제152회 디 오픈 챔피언십 출전권, 5년 시드를 거머쥔 김민규는 올 시즌 가장 먼저 2승 고지에 오르면서 KPGA 투어 제네시스 대상과 상금부문 선두로 올라서 ‘김민규 시대’를 활짝 열어 제쳤다.
3라운드까지 선두 송영한에 2타 뒤진 합계 6언더파 3위로 최종 라운드를 맞은 김민규는 3번(파4) 홀에 이어 5번(파5)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기분 좋게 출발한 뒤 7번(파3) 홀에서 보기를 적어내 1타를 잃었다.
우승의 원동력이 된 것은 바로 다음 홀 이글이었다. 파5 8번 홀에서 티샷을 275m 날려보낸 뒤 207m 남은 거리에 친 세컨 샷을 홀컵 3m 옆에 붙여 단숨에 2타를 줄이고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같은 챔피언조의 송영한이 이어진 9번(파4)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해 뒷걸음질을 치는 걸 확인한 김민규는 12번, 14번(이상 파4) 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낚으며 달아났다. 16번(파3) 홀에서 다시 1타를 잃었지만 마지막 18번(파5) 홀에서 4m 거리의 버디 퍼트를 홀컵에 떨구며 3타 차 우승을 완성했다.
13번(파3) 홀에서 워터해저드에 빠질 것 같았던 티샷이 무언가에 맞고 튀어올라 파를 지키는 행운을 맛보기도 했던 김민규는 “행운이 따랐다”며 “마치 꿈같은 우승을 하게 됐는데 꿈이 아닌 것 같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2년 전 이 대회 우승으로 디 오픈에 나섰던 그는 “그때 성적이 별로 좋지 않았다”면서 올해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을 다짐한 뒤 “2승을 수확했으니, 남은 시즌에 더 좋은 성적을 거둬 올해는 대상을 꼭 타고 싶다”고 덧붙였다.
일본프로골프(JGTO)에서 통산 2승을 거둔 송영한은 비록 역전패를 하며 2위에 그쳤지만 준우승자에게 부여하는 디 오픈 출전권을 획득했고, 장유빈과 강경남이 나란히 합계 7언더파 공동 3위에 자리했다. 2008년과 2009년 연달아 한국오픈을 제패했던 배상문은 1언더파 공동 10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