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송영진이 낙차 큰 포크볼로 유명했던 일본의 전설적 마무리투수 사사키 가즈히로의 방식대로 변화구를 구사하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직구처럼 던져서, 땅바닥에 꽂는다는 생각으로….”
SSG 랜더스 송영진(20)은 스프링캠프 기간 포크볼을 연습했다. 지난해 아예 던지지 않은 구종은 아니다. 단지 ‘내 공’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완성도를 높이고 싶어 했다. 당초 송영진은 직구와 슬라이더, 포크볼 3개 구종은 확실히 구사할 줄 알았지만, 3개만으로 부족하다 생각해 체인지업과 포크볼 중 손에 더 잘 익는 공을 골랐다. 그게 포크볼이었다. 다만 송영진은 이 포크볼에 만족하지 못했다. 원하는 구질이 나오지 않은 까닭이다.
그런데 송영진은 지금 포크볼을 ‘위닝샷’으로 구사하고 있다. KBO 공식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구사율은 지난해 5.6%에서 10.8%까지 두 배 가깝게 올랐다. 2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그는 “사실 포크볼을 버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다”고 털어놓은 뒤 “고민하던 와중에 송신영 코치님이 내게 또 다른 포크볼 그립을 알려주셨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공은 곧 위닝샷이 됐다. 송영진은 “코치님에게 ‘한번 던져보겠다’고 하고 불펜피칭과 캐치볼을 할 때 던져봤더니 정말 편했다”고 밝혔다.
‘대마신’ 사사키 가즈히로의 포크볼을 구사하는 SSG 송영진.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송영진은 이 포크볼을 다양한 상황에 활용한다. 볼카운트를 올릴 때 그립을 약간 변형해 낙차를 줄이거나 결정구로 구사할 때 낙차를 어느 정도 조절할 만큼 숙련도도 높아졌다. 주전 포수 이지영과 볼배합 면에서도 경기별 구사율이 최대 24.7%에서 최소 2.1%에 이를 정도로 변화무쌍했다. 28일 인천 두산 베어스전에선 전체 투구수 90개 중 포크볼은 단 3개밖에 되지 않았지만, 위닝샷으로 두 차례 구사해 그 중 삼진을 1개 솎아내기도 했다. 그는 “이 공에도 상대의 분석이 들어올 텐데, 던질수록 노출된다고 생각하지 않고 계속해서 잘 대처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인천|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