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KIA 김도영이 자신의 손바닥을 펴 보이고 있다. 스윙을 주로 돌리는 왼 손바닥에 굳은살이 가득 박혀 있다. 김도영은 “난 굳은 살이 별로 없는 편”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광주|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21살 유망주는 쑥스럽게 두 손을 펼쳤다. 한눈에 봐도 가득한 굳은살이 그의 올해 질주의 비결을 설명하는 듯 했다. 누구보다 많이 ‘재능’에서 주목을 받고 있지만 그를 뒷받침하는 ‘노력’ 역시 적지 않게 쏟아 붓는 타자. KIA 타이거즈 김도영(21)의 얘기다.
김도영은 동성고 시절부터 이미 재능 부문에서 특급 유망주란 평가를 받아 온 내야수다. 한화 이글스 문동주와의 KIA 1차지명 전쟁에서 최종 승리를 거둬 호랑이 군단에 합류했고, 프로 3년 차에 재능을 만개해 어느덧 팀 최고의 타자로 성장했다.
타고난 재능이 매우 뛰어나다는 얘기를 항상 수 없이 들어왔지만, 지금의 그를 만든 상당량의 지분엔 노력이 숨어 있다. 김도영 자신 역시 “노력이란 뒷받침이 없다면, 최고의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프로 무대에서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IA 김도영.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그는 “재능만으론 반짝 잘 하는 선수는 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꾸준히 3할 이상을 치는 선배님들을 보면 분명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시더라. 노력으로 만든 꾸준한 루틴이 있어야 그 정도 반열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김도영은 이제까지 스스로 어떤 노력을 해왔을까. 그는 자신이 정한 ‘오늘의 할당량’을 무슨 일이 있어도 채워야 하는 스타일이다.
김도영은 “웨이트트레이닝은 고등학교 때부터 매일 1시간 이상은 꾸준히 하려고 노력했다. 또 그날 정한 하루 훈련 스케줄과 양은 그날에 반드시 소화를 한 뒤 잠을 자러 갔다. 스스로 부족하게 느꼈거나 코치님들께 꾸중을 들었던 게 있으면 야간에 다시 훈련을 하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러 갔다”고 밝혔다.
KIA 김도영.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재능과 노력을 겸비한 특급 유망주지만, 그에게도 아직까지 부러움을 유발하는 팀 동료들의 재능이 있다. 바로 수비다.
김도영은 “(김)선빈이형, (박)찬호형과 같은 수비 잘하는 선배들을 보면 참 부럽다. 난 수비에선 타고난 게 조금도 없다. 선배들이 하는 걸 보면서 ‘나도 저렇게 수비를 하고 싶다’란 생각을 매번 한다. 전문 내야수로 완성된 모습을 보면 참 신기하다”고 말했다.
김도영은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이후의 노력 역시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뜻도 강력하게 밝혔다.
그는 “올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해도 더 중요한 건 내년이다. 3할 이상을 꾸준하게 쳐 나만의 ‘평균’을 만들고 싶다. 홈런 욕심은 없다. 그저 팀이 홈런을 필요로 할 때만 더 치고 싶은 마음이다. 타율을 잘 유지하면 홈런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며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광주|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