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안전나몰라”뒷짐진탁구협

입력 2008-05-06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중·일주니어종합경기대회 선발전 선수등록비 문제로 일부 실업팀들의 반발을 사 반쪽짜리 종별대회를 치르게 된 대한탁구협회가 이번에는 경기장 시설 미비로 빈축을 사고 있다. 탁구협회 주최로 5일부터 11일까지 7일 간 강원도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제54회 전국남녀종별탁구선수권대회겸 제16회 한·중·일주니어종합경기대회 선발전에는 삼성생명과 대우증권(이상 남녀), 대한항공, 한국마사회(이상 여자) 등 일부 실업팀이 참가를 보이콧했다. 이들은 천영석 탁구협회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가 협회의 예산부실을 부당한 등록비를 통해 각 팀에 부담시키고 있다며 올해 선수 등록비를 내지 않았고, 자동으로 탁구협회 주최의 이번 대회 참가 자격을 상실했다. 탁구협회의 무책임한 행정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대회가 열리는 경기장 바닥에 보호매트를 깔지 않아 참가팀들의 원성을 듣고 있는 것. 탁구협회가 발표한 요강에 따르면 ‘탁구대는 피스, 탁구공은 버터플라이, 매트는 LG렉스코트를 사용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보호매트는 착지 시 충격을 완화해주는 역할을 하며 국제탁구연맹(ITTF)은 국제 대회에 반드시 이를 깔도록 강제하고 있다. 탁구협회 김재종 시설부장은 “참가팀들로부터 원래 계획대로 매트를 깔지 않은 이유가 뭐냐는 항의를 수없이 받고 있다. 대회 전 여러 차례 협회 집행부에 매트를 깔아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결국 묵살당했다”며 “탁구협회가 이번 대회를 유치하며 춘천시로부터 받은 4500만원의 유치금 중 300만원만 사용해도 충분히 매트를 깔 수 있다”고 주장했다. 탁구협회는 2005년, 탁구대 10대분의 보호매트를 확보했다. 이번에 종별선수권에 배치된 탁구대는 모두 12대. 2대분만 더 구입하면 보호매트를 깔고 이번 대회를 치를 수 있는 셈이다. 2대분의 매트를 구입하는 데는 운송료와 구입비(매트 1개당 80만원) 등으로 약 3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이에 대해 탁구협회 측은 “4500만원의 유치금은 대회 운영에 쓰이는 것이 맞다. 하지만 다수의 외국 선수들이 보호매트에 적응이 돼있어 ITTF가 국제 대회에 이를 깔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국내 대회까지 반드시 깔아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호반체육관 정도의 바닥이면 굳이 매트가 필요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참가팀들은 이번 대회가 주니어 선수들의 국제대회 선발전을 겸하고 있는 만큼 가능하면 매트를 깔아서 선수들의 발목도 보호하고, 이에 적응토록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