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金장지원의추억
대표팀 김세혁 감독은 1976년 부산 광성공고를 시작으로 30여년이 넘게 지도자 생활을 했다. 1985년 한국에서 열린 제7회 세계선수권과 2003년 독일에서 열린 제16회 세계선수권에서 남녀 종합우승을 일궜다. 김 감독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도 지휘봉을 잡았다.
여자 -57kg급 4강. 장지원(29)은 4강전에서 멕시코의 이리디아 브랑코 살라자르에게 2회전까지 0-2로 뒤졌다. 남은 시간은 3회전 단 2분. 장지원은 3회전을 앞두고 “득점이 안나온다”며 김 감독에게 투정을 부렸다. “지원아, 너 아직 왼발을 안찼잖아. 네 왼발은 보물이야.” 김 감독은 장지원을 끌어안았다. “감독님, 정말로 될까요?”, “짜증내면 지는 거야. 차분하게 왼발 하나만 때려.” 김 감독은 정신을 차리라는 의미로 얼음물을 장지원의 도복 사이로 부었다. 거짓말 같은 일이 일어났다. 왼발로 한 점, 한 점을 따라 붙어 2-2 동점을 만든 뒤 왼발 얼굴득점(2점)으로 단숨에 전세를 뒤집었다. 김 감독은 “나도 놀랄 정도였다”고 했다. 자신감을 회복한 장지원은 결국 결승에서도 승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 감독은 “나는 성질이 급하다”고 했다. 지도자 생활 초기에는 선수들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하지만 주변에서 “김 코치의 제자들은 대학가면 못한다”는 수군거림을 듣고 마음을 바꿨다. 김 감독은 “어차피 경기는 선수들이 하는 것, 로봇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면서 “마음을 움직여야 금메달도 나온다”고 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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