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정훈“서른,내안의야성보여줄때”

입력 2008-07-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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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에게는 생명과 같은 이미지가 때론 독이 되기도 한다. 부드러운 연기와 모습으로 사랑받은 연정훈은 자신을 널리 알린 차분한 느낌을 이제는 벗고 싶다고 했다. 2년간의 군 생활을 통해 20대를 돌아보는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낸 그는 “앞으로는 거친 연기를 통해 나에게도 독한 얼굴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며 의지를 보였다. 결혼과 군대를 거친 연정훈이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는 30대를 여는 첫 출연작으로 8월 말 방송 예정인 MBC 월화극 ‘에덴의 동쪽’(극본 나연숙·연출 김진만)을 택했다. 60년대부터 90년대를 담는 이 드라마에서 연정훈은 비운의 주인공 이동욱을 연기한다. 동욱은 가난한 환경에서도 건강하게 자란 인물이지만 뒤바뀐 운명에 흔들리며 변화를 맞는다.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 전혀 다른 인물로 바뀐다. 지성과 야성을 오가는 캐릭터로 본다면 1인 2역을 소화하는 셈이다. 호흡이 긴 50부작인데다 시대극, 여기에 송승헌, 박해진, 이다해, 한지혜 등 여러 인물과 조화를 이뤄야하는 연정훈은 “연기자로 가장 큰 기회가 주어졌다”면서 기대를 드러냈다. 지난해 말 일찌감치 출연을 결정짓고 시간을 두고 꼼꼼하게 작품을 분석한 그는 지금까지 출고된 대본을 달달 외울 정도로 열심이다. “최근 제작진과 함께 대본 연습을 10일 연속 했다. 어느 때보다 설레었다. 20살부터 40대까지 연기해야 하는 일은 도전이다. 그렇지만 이름 앞에 연기자란 타이틀이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연정훈은 자신의 역할을 공감이 가는 ‘인간’으로 그리기 위해 눈과 귀를 열어놓았다. 가족은 물론 만나는 사람들에게 동욱을 설명하고, 느낌을 물으면서 다양한 의견을 모은다. 설득력 있는 인물을 연기하겠다는 의지다. “무에서 유를 찾아내는 연기가 할수록 어렵지만 한 장면을 만들어냈을 때 얻는 성취감은 엄청나다. 물론 아직은 연기자로 부족한 부분이 많다. ‘에덴의 동쪽’으로 빈 공간이 채워질 것이라고 믿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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