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경륜장폭파하겠다”경륜본부에협박팩스…경기전면취소

입력 2008-07-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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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수색…폭발물발견못해
광명 돔경륜장을 폭파시키겠다는 괴문서가 경륜운영본부에 접수돼 27일 일요일 경주가 전면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사건의 발단은 26일 오전 10시 43분 서울 잠실올림픽경기장내 경륜총괄본부에 협박 팩스가 수신되면서부터. 2분 뒤 같은 내용의 팩스가 경기도 광명시 광명7동 경륜경기장으로도 전송됐다. 팩스의 내용은 “26일과 27일 경주 중 3회 경주 3·4위와 8회 경주 5·6위를 각각 1·2위로 조작해줄 것이며,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27일 13경주 후 광명경륜장을 크레모어로 폭파하겠다”는 것이었다. 이 밖에 “경륜 간부 가족을 인질로 삼겠다”는 내용을 담은 협박문은 A4 용지 한 장 분량이었다. 경륜운영본부는 협박 팩스를 받은 즉시 경찰에 신고하고 비상대책회의를 연 끝에 협박 내용의 신빙성에 의심이 가지만 제일 우선인 고객 안전 확보 차원에서 27일 일요경주를 전면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용의자는 26일 오전 11시 52분 광명시 소재 경륜운영본부에 전화를 걸어 팩스 수신 여부를 확인하는, 대담하면서도 용의주도함을 보였다. 경륜운영본부는 26일 전 경주(13경주)를 모두 마친 뒤 장내 안내방송을 통해 “사정으로 인해 27일 전 경주를 취소한다”는 사실을 알렸고 매스컴을 통해서도 공지했다. 이로 인해 27일 경륜장은 우려했던 관중들의 소요 없이 조용히 넘어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폭파 협박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26일 경주를 강행한 것은 입장객들의 안전을 소홀히 한 안이한 대처”라며 분노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경륜운영본부 관계자는 “협박 팩스가 수신된 시각이 이미 경주가 시작된 시점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경찰 역시 관중들의 동요와 혼잡으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 비밀 수색이 불가피 했음을 인정했다. 경찰은 26일 수색대와 폭발물 탐지견 등을 동원해 경륜장에 대한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폭발물은 발견하지 못했다. 혹서기로 경마장이 휴장했던 이날 경륜장에는 평소보다 많은 1만 여 명의 관중이 몰렸다. 과거에도 경륜장의 안전을 협박하는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으나 이로 인해 경기 일정이 전면 취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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