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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의 활시위, 조국을 겨냥하다.
호주 양궁 남자 국가대표 신분으로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한 김하늘(25·호주명 스카이 김)은 2005년까지만 해도 한국 국가대표의 꿈을 품은 궁사였다. 그러나 ‘한국 대표 선발전이 올림픽 금메달보다 더 어렵다’는 세간의 평가처럼 문은 열리지 않았고, 결국 김하늘은 호주 행을 택했다.
2006년 호주 시민권을 얻은 김하늘은 세계랭킹 7위까지 상승했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양궁 금메달 전선의 ‘위협’으로 떠올랐다. 이를 두고 로이터통신은 ‘한국의 패배는 곧 호주의 승리’라고 촌평했다. 김하늘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한국의 임동현은 언제나 잘 하지만 3번 붙어서 2번을 내가 이겼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내가 더 잘 할 것”이라며 웃었다.
여기에 김하늘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남자양궁 단체전 금메달 멤버인 오교문 코치의 지원을 업고 있다.
오 코치는 전 세계 13개국에 퍼져 있는 한국 출신 양궁 코치 중 한 명이다. 김하늘 역시 “한국 코치들이 지도하기에 양궁 수준은 갈수록 평준화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설령 김하늘이 한국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도 한국 양궁에 있어선 또 다른 형태의 영광인 셈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남자부 얘기다. 한국 낭자들은 1984년 LA올림픽 이래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었다. 작년 결혼한 김하늘의 부인 역시 궁사 출신인 정현옥 씨다.
김영준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