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왜그에열광하나]코비인기,만리장성보다높다?

입력 2008-08-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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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농구팬들의 ‘코비’ 사랑이 뜨겁다. 지난 14일 미국의 데일리뉴스 등은 “지금 중국에서는 코비 브라이언트가 만리장성보다 높다”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미국과 중국 농구대표팀의 첫 경기가 펼쳐지던 날 숙소 베이징 인터콘티넨탈 호텔 앞에는 코비 브라이언트(29·LA 레이커스)를 기다리는 열성 팬들로 가득했다. 이들은 코비의 이름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있는가 하면, 몇 시간째 화장실도 가지 못하고 코비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팬도 있었다. 심지어 어떤 팬은 코비의 경기 장면을 보기 위해 광저우와 하얼빈에서 베이징까지 날아왔다. 광저우에서 베이징까지의 왕복 비행기표 가격만 1800위안(27만원)으로 중국인들에게는 적지 않은 돈이다. 경기가 시작되자 팬들은 야오밍 대신 ‘코비 코비’를 연호했다. 중국에서 농구하면 야오밍(27·휴스턴 로키츠)을 첫 손에 꼽지만 코비의 인기는 야오밍을 능가했다. 중국인들이 미국의 농구 스타에 열광하는 이유는 극히 이례적 일이다. 게다가 코비는 중국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미국을 대표하는 아이콘도 아니다. 코비는 “나도 그것을 설명할 수 없다”고 중국인들의 열광에 놀라워 했다. 중국인들이 코비 브라이언트에 열광하는 이유는 미국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다. 개방화 물결이 일고 있는 중국은 지금 미국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하다. 그 중에서도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한 NBA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는 미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후원을 받고 있는 최고 스타 중 한명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코비에 열광하는 한 중국의 팬은 “우리는 미국 문화에 대한 끝없는 열망을 가졌을 뿐이다. 당장 내일 텐얀먼 광장에서 마오쩌둥의 초상화를 내리고 코비의 벽화로 대체하더라도 베이징에서 그 누구도 놀라지 않을 정도로 레이커스의 슈퍼스타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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