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중국 베이징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제7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 1차전이 종료됐다. 관심이 있는 분들은 이미 알고 계시리라 생각되지만, 이 대회에서 중국의 송롱후이 초단(초단이다!)이 나 홀로 4연승을 거두며 1차전을 싹쓸이해 버렸다.
놀랍지 않은가. 이 송롱후이란 처자는 1992년생이니 우리 나이로 17세. 일개 초단의 신분으로 나와 한국과 일본의 강자언니들로 하여금 줄줄이 짐을 싸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뿐이랴. 송롱후이는 지난달에 벌어진 제1회 세계마인드스포츠대회 여자바둑부문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하다. 가히 세계여자바둑계가 이 무명수졸의 손끝 일거수일투족에 숨죽이고 있다는 느낌이다. 송롱후이 초단은 재중동포 기사이기도 하기에 더욱 한국 팬들의 눈길을 잡아끌고 있다. 아버지는 경찰 공무원. 어머니는 약품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단다. 부모 모두 재중동포다.
대회가 끝난 후 송 초단은 한 인터넷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당당한 10대스러움’을 숨김없이 보여주었다.
그녀는 재중동포지만 한국어를 할 줄 모른다.
간단한 한글을 읽을 수 있을 정도이다. 김치볶음밥을 좋아한다. 하지만 “한국에 대해 그다지 큰 관심은 없다”고 당당히 밝히기도 했다.
압권은 ‘철녀’ 루이 나이웨이 9단에 대해 “대단한 기사인줄은 알지만 현재의 루이9단은 높은 벽이 아니다. 큰 의식은 하지 않는다”고 말한 대목이었다. 아! 천하의 루이9단이 새까만 초단후배에게 이런 평을 듣게 될 날이 오게 될 줄이야.
<실전> 흑2로 <해설1> 1을 잇는 것은 하수. 실전은 흑이 선수지만 이것은 보다시피 흑이 후수가 된다.
바둑에서 선수는 금덩이보다 귀하다. 흑이 망한 꼴이다.
백이 <실전> 5로 이은 수가 비겁해 보이는가? <해설2> 1로 뚫고 나가 뭔가 한바탕 분란을 일으켜보고 싶은가?
결과는 꽝이다. 흑2·4·6으로 실컷 농락만 당하게 된다.
해설|김영삼 8단 1974yskim@hanmail.net
글|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