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인간, 그리고 영웅과 전쟁…김원익의 그리스신화 [신간]

입력 2022-10-05 09: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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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1권

신화연구가 김원익 박사가 하루 10분, 180일 동안 들려주는 그리스 신화의 시작과 끝. 그리스 신화의 알파와 오메가를 두 권의 책에 빼곡히 담았다.

우리는 왜 그리스 신화 속 신들과 영웅들에 열광하는가. 그리고 왜 이들에게서 익숙한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가.

그리스 신화는 어린 시절 만화로 먼저 접할 정도로 대중적인 고전이다. 하지만 ‘그리스 신화’의 단편적인 일화는 몇 가지쯤 알고 있더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 책은 20여 년간 신화를 연구해 온 (사)세계신화연구소 소장 김원익 박사가 그간의 연구 내용을 총망라한 책이다. 헤시오도스의 신통기,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각종 그리스 비극,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 아폴로니오스의 아르고호의 모험 등 그리스 신화의 원전을 눌러 담았다.

누구든 이 책을 보면 자연스럽게 그리스 로마 고전 6권과 그리스 비극 33편을 읽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각 장을 작은 챕터로 나누어 하루 10여 분 분량, 총 180일 동안 지치지 않고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각 챕터를 채운 그림과 조각상, 지도와 가계도는 아리송한 신화를 구체적인 이미지로 바꾸어 이해를 돕는다. 이 책은 그리스 신화라는 라비린토스에서 헤매는 독자에게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경로를 가르쳐 주는 아리아드네의 실이 된다.


●제우스의 12가지 리더십…캐릭터의 원형이 된 신들부터 현대 대중문화에 깃든 그리스 신화의 흔적까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신과 인간의 이야기

올림포스 12주신의 왕인 제우스는 어떻게 다른 11명의 주신과 다른 모든 신 위에 군림하며 왕위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 어떻게 네 차례에 걸친 신들의 전쟁에서 모두 승리를 거둘 수 있었을까.

제우스가 할아버지인 우라노스와 아버지인 크로노스처럼 실각하지 않고 오랫동안 왕위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그만의 독특한 12가지 리더십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제우스가 보여 주는 냉철한 판단력과 포용력, 공정성은 시대를 막론하고 조직의 관리자로서 반드시 갖춰야 할 면모이기도 하다.

인간성을 지닌 그리스 신들은 인간을 나타내는 다양한 캐릭터의 원형이기도 하다. 얼음 공주 아테나, 모태솔로 아르테미스, 질풍노도의 포세이돈, 은둔형 외톨이 하데스 등 각각의 신들은 자기만의 개성 있고 특징적인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단순히 다채로운 캐릭터의 원형을 탐구하는 것을 넘어, ‘나’와 닮은 그리스 신은 누가 있을지 찾아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테라로사’, ‘준오헤어’처럼 브랜드는 물론 ‘나르시시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처럼 심리학 용어에서도 심심치 않게 그리스 신화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마블 유니버스의 ‘제우스’, 비극 ‘오이디푸스 왕’을 연상케 하는 영화 ‘그을린 사랑’처럼 만화나 영화 등 대중문화에서도 그리스 신화의 흔적이 발견된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지속적으로 인류 문화사에 영향을 끼친 그리스 신화를 현대인의 시선, 인간 중심적인 시선으로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그리스 신화를 현대적으로 읽는 감각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그리스 신화 2권



●약 260컷의 명화와 신들의 계보도, 가문의 가계도, 신화 속 장소를 보여 주는 지도 등 풍성한 자료로 입체감과 생동감을 더하는 신화 여행

글로만 읽어서는 신화 속 신과 인간이 어떤 모습일지, 신화 속에 등장하는 사건이 어떤 분위기였을지 상상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그리스 신화를 주제로 그린 수많은 명화 중 이해를 도와줄 만한 작품을 선별하여 1, 2권 각각 약 260컷을 수록했다. 현재까지 남아 있는 신화 속 명소의 경우엔 해당 명소의 사진을 수록하여 입체감과 생동감을 더했다.

그리스 신화는 내용이 방대한 만큼 일일이 기억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신과 인간이 등장한다. 이처럼 방대한 그리스 신화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신들의 계보도, 3대 명문 가문의 가계도, 영웅의 가계도 등을 수록하여 한눈에 인물 관계를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신화는 실존 인물이나 실제 사건과 맞물려 전승되기 때문에 지도를 보면서 신화 속 사건이 일어난 지역을 확인하거나 영웅이 걸어간 여정을 되짚어 보는 것이 이해에 큰 도움을 준다. 이 책에도 고대 그리스의 여러 지역, 헤라클레스나 오디세우스의 여정, 아르고호의 모험 경로 등을 표시한 지도를 수록해 영웅들의 모험이 얼마나 험난했는지 실감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수많은 신과 영웅, 전쟁의 이야기…그것을 통해 변치 않는 가치를 전하는 인간의 이야기

이 책은 그리스 신화를 1, 2권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제1권은 신과 인간의 이야기로, 그리스 신화의 전승 과정부터 캐릭터의 원형인 신들의 성격 유형을 분석했다. 아울러 그리스 신화 속 3대 명문 가문을 발굴했고, 인간의 오만과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제2권은 영웅과 전쟁의 이야기로, 전쟁 속 영웅의 성장기를 통해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시련과 극복 과정을 보여 준다.

그리스 신화 속 신과 영웅은 초월적인 능력을 지녔지만, 저마다 한계에 부딪힌다. 그 한계란 개인의 오만함이나 사랑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피할 수 없는 운명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추락하는 영웅 벨레로폰의 오만함, 의심을 뛰어넘은 에로스와 프시케의 사랑, 운명을 벗어나지 못한 오이디푸스, 용맹함을 다 떨치지 못한 아킬레우스, 계속되는 실수로 우여곡절 끝에 고향에 돌아가는 오디세우스.

우리는 신이나 영웅이 한계에 순응하는 모습에서 숭고함을 느끼고, 한계를 넘어서는 모습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명화와 지도, 가계도와 함께 하루 10여 분, 180일 동안 입체감 있게 펼쳐지는 그리스 신화의 시작과 끝을 여행해 보자.

저자 김원익은 문학박사, 신화연구가, (사)세계신화연구소의 소장이다. 연세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독일 마르부르크대에서 수학했다.

KBS 2TV에서 ‘신화, 인간의 거울’이라는 제목으로 4회에 걸쳐 ‘TV 특강’에서 강의를 진행했으며, SBS 라디오 ‘책하고 놀자’에서 2년여 동안 ‘김원익의 그리스 신화 읽기’ 코너를 담당했다. 현재 추계예술대, 명지대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역서로는 신통기, 아르고호의 모험, 이아손과 아르고호의 영웅들, 평역서로는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사랑의 기술, 저서로는 그리스 로마 신화와 서양 문화(공저), 신화, 인간을 말하다, 신화, 세상에 답하다, 신들의 전쟁, 그림으로 보는 신들의 사랑, 그림이 있는 북유럽 신화,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신화 수업 365이 있다. 후 WHO: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인물들을 감수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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