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임지연 “실제론 핑클 춤추던 ‘깨발랄’ 여고생” [인터뷰]

입력 2023-03-20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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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다! 박연진!” 임지연이 “나만이 할 수 있는 악역을 만들자”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더 글로리’ 임지연에 옛 친구들 전화가 쏟아진 이유
임지연(33)이 제대로 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학폭 가해자 박연진 역을 연기하면서 데뷔 12년 만에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그는 넷플릭스 전 세계 많이 본 TV쇼 1위에 오른 “드라마의 인기 덕분”이라고 했지만, 2011년 데뷔 후 처음 맡는 악역이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악랄한 연기를 펼쳐 재평가의 기회를 맞았다.

그는 “바람대로 시청자들이 싫어해서 한없이 뿌듯하다”며 2021년 겨울 ‘더 글로리’ 대본을 처음 받은 날을 떠올렸다. 임지연은 “박연진에게 어떤 서사도 만들어 주지 않고, 한없이 망가뜨릴 거라던 김은숙 작가님의 말에 ‘너무 좋아요!’라며 박수쳤던 기억이 난다”면서 “그날부터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미움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희망을 품었다”고 말했다.


●“나만 할 수 있는 악역”

극중 박연진은 고교시절 지독하게 괴롭힌 송혜교의 복수로 인해 남편과 딸에게 버림받고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동안 선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왔던 그에게 “굉장한 용기가 필요했던 캐릭터”였다.

“하루 종일 연진이로 살다가 집에 들어가면 세상이 다 짜증났어요. 스스로 ‘왜 이렇게 성질이 나지?’ 싶을 때도 많았고요. 엄마가 제 얼굴에 무서운 그늘이 있다며 놀랐을 정도였죠. 처음에는 어떤 톤으로 박연진을 연기해야 할지 몰라 다양한 버전을 준비해보기도 했어요. 치열한 고민 끝에 기존에 한 번도 없던, 나만 할 수 있는 악역을 해보자는 결론을 얻었죠. 그 후로는 박연진에 수월하게 몰입할 수 있었어요.”

드라마와 달리, 실제로는 “어떻게든 나대고 싶어서 수련회 장기자랑부터 합창대회 지휘자까지 나서서 하던 아이”였다.

“드라마가 공개되고 난후 학창시절 친구들의 연락이 엄청 왔어요. ‘장기자랑 나가려고 S.E.S와 핑클 춤을 따라 추던 네가 도대체 무슨 일이냐’면서요. 하하하! 저는 어릴 적부터 배우 준비를 했었기에 학폭 문제를 잘 알지 못했어요. 드라마를 접한 후 학폭이 결코 묻히지 말아야 하고, 일어나면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해 관련 책이나 사건들을 열심히 찾아봤습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매번 절실한 마음으로”

그동안 연기력이 아쉽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이번 기회에 훌훌 털어냈다. 임지연은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나름대로는 모든 작품을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 생각하며 최선을 다했어요. 때로는 혼나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면서 연기 경력을 쌓아온 덕분에 연진이를 만나 칭찬받은 거 아닐까요? 그러니 앞으로도 지금껏 해왔던 대로 걸어가려고요. 그러면 저만의 방향을 찾는 날이 오겠죠. 다만 언젠가 또 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으니까 들뜨지 않고, 성장에만 집중하려고요.”

‘더 글로리’의 열기가 식기도 전에 또 다른 ‘변신’을 준비 중이다. 최근 촬영을 모두 마친 새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에서 가정폭력을 당하는 캐릭터를 연기한다.

“박연진의 성공에 개의치 않고 연기할 거예요. 사람들이 다른 작품에 나오는 저를 보면서 ‘쟤가 그때 그 박연진이라고?’라면서 못 알아봐 줬으면 좋겠어요. 그게 연기의 재미죠.”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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