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피임약 복용, 유방암 발생 확률 높일까? [건강 올레길]

입력 2023-03-28 14: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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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수 원장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병하는 암인 유방암. 국내 유방암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유방암으로 병원 찾은 환자수가 2010년 9만7008명에서 2020년 20만5183명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 환자가 증가하면서 예방을 위한 운동, 건강한 식습관 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유방촬영술이나 유방초음파 등 유방암 검진을 받을 수 있는 병원의 증가와 의료기술 발달로 조기에 발견 치료 시 예후도 좋아 5년 생존율이 95%에 이르고 있다.

그렇다면 유방암을 일으키는 요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유방암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다. 유전적 요인, 호르몬 불균형, 비만, 음주, 흡연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다. 에스트로겐은 유관 세포의 증식을 촉진하고 비정상적인 세포 분열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특히 장기간 경구피임약 복용 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수치가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과거 판매되던 구세대 경구피임약의 경우 에스트로겐 함량이 높아 유방암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오자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에스트로겐 함량이 50mg이 넘는 피임약을 시장에서 퇴출되었다. 다행히 최근 신세대 피임약은 에스트로겐 함량이 15~35mg으로 유방암 발병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유방암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받는 점에서 저용량 경구피임약이라고 해도 오래 복용하면 일말의 위험 요인이 있을 수 있어 여성호르몬 제제의 무분별한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고 호르몬 치료를 받는 경우라면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세하와유외과 장지수 원장은 “경구피임약이 유방암 발병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유방암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으므로 에스트로겐 함량이 높은 피임약은 오래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피임약을 꾸준히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가급적 자제를 하는 것이 권장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의 유방암은 초기에 증상이 없다. 암이 진행되어 종양이 커지면 손으로 만져지는데 가장 흔한 증상이 이 통증 없이 만져지는 멍울이다”라고 말하며 “아직까지 유방암 발생 원인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완벽한 예방법은 없다. 그러나 유방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을 피하는 것이 예방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매달 생리가 끝난 후 3~7일 후에 일정한 날짜를 정해 놓고 자가검진을 하며 35세 이후에는 2년 간격으로 유방검진을, 40세 이후라면 1~2년 간격으로 유방검진을 받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자가검진만으로 유방암을 진단할 수 없지만 조기 발견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이외에도 규칙적인 운동과 금주, 금연, 체중 관리 등 생활관리에 신경을 쓴다면 암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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