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무한도전’은 어디에…레트로 예능의 잇따른 참패

입력 2023-07-27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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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심장 리그’(위)·‘댄스가수 유랑단’. 사진제공 | tvN·SBS

14년 만에 부활한 ‘강심장 리그’ 2∼3% 머물러
‘댄스가수 유랑단’도 식상한 포맷에 시청자 외면
결국 제2의 ‘무한도전’과 ‘강심장’은 없었다.

최근 방송가에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끈 예능 포맷을 되살려 새 프로그램을 잇달아 내놓았지만 시청률 참패를 겪고 있다. 한동안 트렌드처럼 여겨졌던 레트로(복고) 콘셉트가 별다른 재해석 없이 무분별하게 활용된 부작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2009년 SBS ‘강심장’ 이후 14년 만에 부활한 ‘강심장 리그’는 1대 진행자인 방송인 강호동, 가수 이승기 등 ‘원년 멤버’를 내세웠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5월 23일 첫 방송한 이후 내내 2%대(닐슨코리아)에 머물다 18일 처음으로 3%대를 넘었다. 시즌1 방송 당시 유행했던 ‘집단 토크’ 포맷을 차용해 최근까지 가수 김호중, 배우 정영주, 야구스타 홍성흔 등이 숨겨놓은 경험담을 털어놨으나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실패했다.

tvN ‘댄스가수 유랑단’도 스타 캐스팅의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로그램은 가수 김완선, 엄정화, 이효리, 보아, 마마무 화사 등 여성 솔로 가수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스타들이 전국 각지를 돌며 공연하는 내용이다.

연출자인 김태호 PD의 전작인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 등에서 선보였던 각종 프로젝트 그룹 결성 과정과 엇비슷해 시청자 사이에서는 “이전 특집들과 겹쳐 보인다”, “촌스럽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초반에는 방송에 아직 공개되지 않은 무대 영상들이 유튜브에서 화제를 모았으나 모든 공연을 마친 최근에는 그마저도 잠잠해진 분위기다.

‘무한도전’의 핵심인 야외 촬영 포맷과 토크 소재를 결합한 MBC ‘안하던 짓을 하고 그래’는 1%대에 그치면서 8회 만인 30일 종영한다. 방송인 이용진, 조세호, 유병재 등이 “‘무한도전’ 초창기를 떠올리게 할 것”이라며 자신했지만, 자연스러운 재미를 추구하는 최신 트렌드와 동떨어졌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시청률 반등에 실패했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25일 “콘텐츠 경쟁 속에서 방송사들이 시청자의 향수와 공감을 일으키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레트로 콘셉트를 선택하고 있다”면서 “토크쇼 등 관련 소재들이 이미 유튜브 무대로 옮겨가 꾸준히 진화해온 상황에서 이전 포맷만으로 큰 관심을 끌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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