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단 할머니가 최근 자은면사무소 관계자와 이불 전달식을 진행했다. 사진제공=신안군

김금단 할머니가 최근 자은면사무소 관계자와 이불 전달식을 진행했다. 사진제공=신안군




신안 김금단 할머니, 병상 남편 돌보며 모은 쌈짓돈 기탁… “나보다 더 힘든 이웃 위해”
전남 신안의 한 섬마을,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자신보다 더 힘겨운 이웃을 위해 평생 모은 쌈짓돈을 내놓은 88세 할머니의 사연이 지역사회에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29일 신안군에 따르면, 자은면 두모마을에 거주하는 김금단 할머니는 최근 지팡이에 의지한 채 면사무소를 찾았다.

할머니가 수줍게 내민 봉투 안에는 고령의 나이에 한 푼 두 푼 아껴 모은 310만 원이 들어있었다. “그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는 짧은 한마디와 함께였다.

기탁 소식에 할머니 댁을 방문한 관계자들은 가슴 뭉클한 현장을 마주했다. 할머니 역시 병환 중인 할아버지를 홀로 수발하며 넉넉지 않은 살림을 꾸려가는 어려운 처지였기 때문이다. 정작 본인은 낡은 방에서 검소하게 생활하면서도, 마음속에는 늘 자신보다 더 배고프고 추운 이웃에 대한 걱정이 가득했다.

특히 할머니는 방문한 이들에게 “올해 내 나이가 여든여덟인데, 내년에도 살아만 있다면 꼭 다시 찾아와 기부하고 싶다”는 소박하지만 위대한 약속을 전해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나눔을 일회성 선행이 아닌, 남은 생의 마지막 소명으로 여기는 할머니의 진심이 고스란히 전해진 순간이었다.

이번에 기탁된 성금은 신안군복지재단을 통해 관내 독거노인과 저소득 가구의 ‘겨울 이불 지원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할머니의 따뜻한 체온이 이불이 되어 소외된 이웃들의 겨울을 덮어주게 된 셈이다.

박부일 자은면장은 “본인도 힘든 상황에서 타인을 먼저 배려하신 할머니의 모습은 우리 시대의 큰 귀감”이라며 “할머니의 고귀한 뜻이 담긴 소중한 돈인 만큼, 가장 도움이 필요한 곳에 온기가 잘 전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안|김민영 스포츠동아 기자 localhn@donga.com


김민영 기자